“당시 제가 속해 있던 댄 스 스포츠반의 회원이 30명 정 도였는데, 여성회원이 20명, 남 성이 10명이었어요. 여성회원이 두 배나 많았죠. 댄스 스포츠는 남녀가 어우러져 하나의 춤을 만들어가야 하는데, 내성적이 고 말주변이 없던 저는 여성회 원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 가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인의 추천으로 유머학원을 다니게 됐죠.” 그때가 2009년. 그때부터 지금까지 무려 16년간 유머화술을 파고 있다는 얘기다. “유머를 만나고 제 인생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뜻밖이었다. 그는 유머를 후천적으로 ‘연마’한 사 람이었다. 유머는 학습이나 연구로는 배울 수 없는, 그 러니까 재능이나 기질, 아우라의 영역이라고만 생각했 던 필자의 고정관념이 깨진 것이다. “저는 지금도 하루에 두 시간 이상 유머를 공부합 니다. 2009년부터 지금까지 유머 관련 서적을 190권 이상 읽었어요. 유머화술과 관련된 것이라면 SNS, 유튜 브, 방송 등 가리지 않고 참고하고 있죠. 특히 재미있다 고 느낀 유머는 메모해 두고, 테마별로 분류해 관리합 니다.” 그의 핸드폰 메모장에는 그렇게 정리된 유머가 1 만 개 넘게 저장돼 있다고 한다. 취미에 이토록 성실한 사람이라니! 참으로 독특한 이 법무사다. 유머는 배울 수 있는 기술, 16년 공부해 책까지 발간 “유머는 딱딱한 대화를 부드럽게 만드는 윤활유 역할을 합니다. 유머도 대화의 기술 중 하나라는 점에 서 내향적이고 보수적인 제가 화술을 깊이 있게 공부한 계기가 되었죠. 외향적이고 유 쾌한 사람이 되어보고 싶었거 든요.” 재능이 아니라 ‘기술’이라 는 말이 그를 공부로 이끌었다 는 의미다. 유머도 배우면 된다! 그래서 그는 법무사 시험공부 를 하듯이 유머를 이론적으로 체계화해 실전에 적용해 왔다. 마치 입법부가 만든 법률이 실 제 사건에 적용되며 해석된 판례로 구체화되듯이. 필자가 그에게 ‘필살기 유머’가 있는지, 한번 들려 달라고 요청했다. “혹시 싱글이세요? 저는 벙글입니다만.” 필자가 당황한 기색을 보이자, 그답게 반전의 유머 이론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줬다. “선물을 받고 ‘고맙다고는 못 하겠네’라고 하면 상 대가 당황하겠죠. 그때는 ‘정말 고맙다고 해야겠네’라 고 말하면,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습니다. 또 길을 가다 가 ‘세일(sale)’ 간판을 봤다면, 옆 사람에게 ‘살래?’라고 유머를 던질 수 있을 거예요.” 듣고 보니 유머는 일상의 윤활유가 맞다. 옆 사람 이 그런 반전 유머를 구사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무척 재밌고 즐거울 것 같다. “유머화술의 핵심은 바로 언어유희에 있습니다. 글 자를 이리저리 뒤집고, 돌리고, 더하고 빼고, 띄어쓰기 를 바꾸고 하는 과정에서 재미있는 언어 표현을 찾을 수 있고, 이것이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게 되는 것이죠.” 이 법무사는 최근 『유머는 리더의 품격이다』라는 저서를 발간했는데, 이 책에서 바로 그런 언어유희 기법 에 대해 자세히 다루었다고 한다. “이 책은 고품격 유머로 멋지고 유쾌하게 말하는 법을 안내하는 화술 기법서입니다. 인사, 칭찬, 간단한 대화, 자기소개, 술자리 건배 등 다양한 상황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예시와 예화를 가득 담았죠.” “유머화술의 핵심은 바로 언어유희에 있습니다. 글자를 이리저리 뒤집고, 돌리고, 더하고 빼고, 띄어쓰기를 바꾸고 하는 과정에서 재미있는 언어 표현을 찾을 수 있고, 이것이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게 되는 것이죠.” 법무사 시시각각 법무사가 사는 법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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