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법무사 4월호

“내 아이는 장애인(長愛人), 오래 사랑받을 사람입 니다.” 나에게 깊은 울림과 깨달음을 준 이 문구는 영화 「그녀에게」(2024, 감독 이상철)를 관통하는 상징적인 대 사다. 가슴으로는 깊이 공감되는 말이지만, 현실에서는 결코 쉽지 않은 이야기다.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를 키우 는 부모로서 더욱 그렇게 느껴졌다.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각은 사람마다 다르다. 하지 만 발달장애 아동을 양육 하는 가정에서는 답답함을 느낄 때가 많다. 「그녀에게 는」 발달장애아동 양육가 정이 겪는 고통을 있는 그 대로 담아낸 영화였다. 영 화 속 장면들은 우리 가족 이 마주했던 현실과 너무 닮아 있었고, 그 안의 상황 과 행동 하나하나가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우리 가족은 우연히 이 영화를 접했다. 발달장애를 다룬 영화라고 해서 공감 할 부분이 있을 것 같아 보 게 되었다. 그러나 예상했 던 것 이상으로 우리의 마 음을 움직였다. 아이가 또래보다 발달 이 느리다는 사실, 친구들 과 다른 점이 많다는 사실, 다른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일들을 우리 아이는 해내기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더욱 보호받아야 할 아이가 단체생활에서 제외되고, 체험학습 참여는 꿈도 꾸지 못 하는 현실. 단체이동 시 친구도 없이 혼자 걷는 아이의 뒷 모습. 영화는 이런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었다. 특히 심리적으로 무너져가는 주인공의 일상을 섬세 하게 그려낸 장면들은 나의 지난날을 떠올리게 했다. 주 인공이 자신을 추스르고, 서서히 회복해 가는 과정에서 바로 이 문구가 등장하는 전문가의 강연 신이 등장한다. “장애인(障礙人)은 한자의 본 의미가 있지만, 우리는 장애인을 다른 의미로 생각해봐요. 장시간 사랑을 받는 사 람(長愛人)으로.” 이 말을 듣는 순간, 나 도 모르게 되뇌었다. ‘그 래, 우리 아이는 오래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거야.’ 이 대사는 나를 위로하고, 다 시 힘을 내게 해주었다. 사전적으로 장애인은 ‘신체적·정신적 장애로 인해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제약을 받는 사람’을 의미한 다. 하지만 이렇게 바라보는 대신, 사회적 제약이 크기에 더욱 많은 관심과 더욱 오랜 사랑이 필요한 존재로 이해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발달장애를 가진 이들 은 언제나 어린 마음을 지니 고 있기에, 세상에 대한 두 려움을 더 쉽게 느낀다. 이를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들의 감정을 온전히 이해 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영화 속 대사처럼, “장애인은 오래 사랑받을 사람”이라는 의미를 되새겨 주었으면 한다. 아직 어려서, 아직 아이와 같아서, 그렇기에 더욱 이해하고 배려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슬기로운 문화생활 내 인생의 명문구 안중억 법무사(인천회) “ 내 아이는 장애인(長愛人), 오래 사랑받을 사람입니다.” - 영화 「그녀에게」 중에서 71 2025. 04. April Vol. 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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