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예능 「미친맛집」에서는 가수 성시경과 배 우 마츠시게 유타카가 각각 한국과 일본의 맛집을 선보 인다. 그중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에도 등장한 ‘야키니쿠 맛집’은 왠지 친숙한 모습이다. 불판에 고기를 직접 굽고, 마늘 고추를 곁들인 소스에 찍어 먹는 방식이 영락없이 한국식 고깃집인 것. 실제로 일본의 고깃집 대부분은 한국식으로, 재일 교포가 운영하는 곳이 많다. 메이지 유신 전까지 육식은 일본인에게 낯선 것이다 보니, 식습관이 비슷하고 고기에 진심이었던 한국의 방식을 참고했을 듯하다. 1900년대 일본의 통감부 기관지 「경성일보」의 기자였던 ‘우스다 잔 운’은 커다란 소머리를 내건 국밥집과 우족을 삶는 모습 등을 흥미로운 시선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일제강점기 핍박과 빈곤에 시달리던 우리 민족에게 고기는 작은 사치이자 위안이었다. 「운수 좋은 날」의 김첨 지는 병든 아내를 위해 설렁탕을 사고, 선술집 술꾼들은 일본인들이 먹지 않는 곱창이나 염통 같은 내장고기에 독한 술로 시름을 달랬다. 이 시절을 살아간 문인들 중 특히 고기에 진심이었던 인물로는 소설가 채만식이 있다. • 30년대 모던걸의 로망, 미츠코시 백화점의 서양식 ‘난찌(런치)’ 소설 「태평천하」에서 윤직원 영감의 어린 첩, 춘심 은 기생 동료들과 탕수육, 우동을 시켜 먹는다. 그녀의 환 심을 사는 데 안달이 난 윤 영감이지만 칼로 고기를 썰어 먹는 ‘난찌(런치)’만큼은 질색한다. 소설 「태평천하」 속, 1930년대 미식 풍경 소설가 채만식의 고기사랑과 정세진 작가· 『식탐일기』, 『내 책갈피 속 봉봉』의 저자 난찌 & 청요리 슬기로운 문화생활 역사 속 인물들의 소울푸드 이야기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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