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법무사 4월호

단(서지혜 분)’이 귀국해 정혁을 찾아가는 택시 안에서 는 도입부부터 강렬한 선율이 마음을 사로잡는, 그리그 (Edvard Grieg, 1843-1907)의 「피아노 협주곡 가단조 작 품번호 16번(Piano Concerto in A minor, Op.16)」이 흐 른다. 또, 정혁이 좋아하는 곡이 쇼팽의 「녹턴」이라는 설 정도 클래식 음악의 활용을 돋보이게 한다. 특히, 피아니스트였던 정혁이 무대에서 연주하는 회 상 장면과 스위스 호숫가에서 피아노를 치는 장면 등에 서는 프랑스 인상주의 음악가 드뷔시(Achille-Claude Debussy, 1862-1918)의 대표작 「달빛(Clair de Lune)」이 흐르며, 감성적인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시인 베를렌을 숭배했던 드뷔시의 서정적인 피아노 독주곡, 「달빛」 드뷔시는 딸 슈슈를 위한 피아노 독 주 모음곡, 「어린이 차지(Children’s Corner)」를 비롯하여 오페라 「펠레아스와 멜리장드(Pelléas et Mélisande)」, 매혹적인 교향시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Prélude à l’après-midi d’un faune)」 등 다채로운 작품을 남겼다. 「달빛(Clair de Lune)」은 그의 대표곡 중 하나로, 1890년 작곡을 시작해 1905년 완성된 피아노 독주곡이다. 이 곡은 『베르가마스크 모음곡(La Suite Bergamasque, L.75)』에 수록된 네 곡 중 세 번째 곡으로, 드뷔시의 서정 적인 감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드뷔시는 1884년, 프랑스 미술 아카데미가 젊은 예 술가들에게 수여하는 ‘로마 대상(Grand Prix de Rome)’ 을 수상해 그 부상으로 3년간 로마에서 유학을 했다. 이 시기 ‘베르가모(Bergamo)’ 지역을 여행하며 받은 영감을 토대로 작곡한 작품이 바로 『베르가마스크 모음곡』이다. 이 모음곡은 총 4곡으로 구성되었는데, 제1곡 「전주 곡(Prelude)」, 제2곡 「미뉴에트(Minuet)」, 제3곡 「달빛」, 그리고 제4곡 「파스피에(Passepied)」다. ‘베르가마스크 (Begamasque)’는 베르가모 지역에서 유행한 춤과 그 춤 을 위한 음악이란 뜻이다. ‘베르가마스크’와 ‘달빛’ 두 작 품의 이름에는 프랑스 시인, ‘폴 마리 베를렌(Paul-Marie Verlaine, 1844-1896)’의 향취가 숨어 있다. 베를렌은 말라르메, 보들레르, 랭보와 함께 프랑스 상징주의를 대표하는 시인이다. 드뷔시나 포레와 같이 그 를 숭배했던 음악가들은 그 영향으로 다양한 명곡들을 작곡했다. 특히 드뷔시는 베를렌이 1869년에 쓴 시 「달 빛」에 큰 감명을 받아, 성악과 피아노를 위한 가곡 「달 빛」과 『베르가마스크 모음곡』에 포함된 피아노 독주곡 「달빛」을 연이어 작곡했다. 성악곡 「달빛」은 피아노곡 「달빛」보다는 널리 알려 져 있지는 않으나, 지금까지도 종종 성악가들의 무대에서 볼 수 있는 작품이다. 한편, 피아노 독주곡 「달빛」이 수록 된 『베르가마스크 모음곡』의 ‘베르가마스크’라는 이름 역시 베를렌의 시, 「달빛」의 첫 연에 등장한다. 이 시를 통해 모음곡의 분위기를 짐작해 볼 수 있다. “Votre âme est un paysage choisi 당신의 영혼들은 하나의 선택된 풍경입니다. Que vont charmant masques et bergamasques 그 위의 가면들과 베르가마스크가 매력적으로 보이죠. Jouant du luth et dansant et quasi 류트를 연주하고 춤을 추며 Tristes sous leurs déguisements fantasques. 환상적인 분장 아래엔 슬픔이 가득 차네요.” 「달빛」은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그린 파파야의 향기」, 「오션스 일레븐」, 「트와일라잇」 등 에도 등장하며, 따뜻하고 은은한 달빛과 같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서정적인 선율의 아름다운 이 피아노곡은, 지구상 가 장 폐쇄적인 북한의 깊숙한 곳에까지 퍼지며 K-드라마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사랑의 불시착」과 함께, 실제로 결혼 해 행복한 가정을 꾸린 두 주인공처럼 우리 민족 모두에게 따뜻한 희망과 사랑의 힘을 은은하게 전해주고 있다. 79 2025. 04. April Vol. 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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