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법무사 5월호

있는 관련 서류와 그 사유에 대한 보정권고를 내렸다. 필 자는 김밥집의 실제 운영자가 어머니라는 점을 강조하 며, 김밥집의 수입·지출 내역을 통해 지속적인 적자 상태 에 있음을 소상히 소명했다. 또, 어머니의 건강 상태 역시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보고, 병원치료 내역과 진단서를 첨 부해 건강악화 상황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수빈 씨의 어머니는 노점 시절부터 손이 많이 가는 김밥을 직접 만들어 판매해 왔고, 그 과정에서 몸을 혹사 한 결과 60대 초반의 나이임에도 여러 가지 만성질환과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의료 기록을 통해 이러한 사정을 구체적으로 입증할 수 있었다. 한편, 재판부가 모녀가 현재 별거하고 있는 이유에 대한 명확한 소명을 요구한 데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 다. 당시 수빈 씨와 어머니는 경제적 어려움과 정신적 스 트레스로 인해 서로 힘이 되기도 했다가 상처를 주기도 하는 등 복합적인 심리상태에 놓여 있었다. 정신적으로 불안정했던 상황 속에서 서로의 갈등이 격화되자, 수빈 씨는 결국 관계 악화를 막기 위해 집을 나와 어머니 지인의 집에 무상으로 거주하고 있었던 것 이다. 필자는 이러한 복잡하고도 안타까운 사정들을 하 나하나 서면으로 정리해 법원에 제출했다. 필자로서는 수 빈 씨의 진정성과 현실적 어려움을 최대한 성실하게 소명 하고자 최선을 다했다. 이제는 간절한 마음으로 개시결정을 기다려야 하는 시간. 초조했지만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믿었다. 그런 데, 필자의 기대와 달리 또 한 줄의 간단한 보정명령이 내 려왔다. 이번에는 수빈 씨 명의로 보유하고 있던 모닝 자동 차 매도와 관련해, 제출했던 거래내역서 외에 정식 매매 계약서를 추가로 제출하라는 요구였다. 수빈 씨는 과거 어머니를 통해 외삼촌에게 차량 매도를 맡겼고, 외삼촌 이 계약서를 찾을 수 없다고 하여 신청 시에도 거래내역 서만으로 소명을 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보정명령서에 부양가족 인정 여부에 대한 언 급이 없는 만큼, 매매계약서만 무사히 제출되면 큰 문제 없이 개시결정이 이루어질 것이라 기대할 수 있었다. 필자는 수빈 씨에게 외삼촌에게 연락해 어떻게든 계약서를 찾아보라고 했다. 수빈 씨 역시 실낱같은 희망 을 저버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독촉한 결과, 다행히 계약 서를 찾아낼 수 있었다. 이렇게 이제는 사건이 잘 풀리나 했더니, 금세 또 다 른 문제가 발생했다. 외삼촌이 차량 매도금으로 수빈 씨 새롭게 정리된 재정상황을 바탕으로 변제계획안을 다시 제출했다. 지금까지의 경위와 사정, 수빈 씨가 처한 현실적 어려움을 감안해 달라는 간곡한 요청을 담은 의견서도 첨부했다. 개인회생이 다시 살아가기 위한 최후의 기회임을, 수빈 씨가 얼마나 치열하게 버텨왔는지를 재판부가 조금이라도 이해해주기를 바라는 마음뿐이었다. 결국 얼마 후 법원은 개시결정을 내렸다. 법으로 본 세상 — 열혈 황법의 민생사건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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