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활용 실무지식 — 나의 사건수임기 K 씨의 행위는 도덕적 비난을 넘어서 법적으로도 자기 책임의 영역으로 규정될 위험이 있다. 결국 이 사건에서 는 채무자의 책임을 줄이려는 서류상의 기교보다, 사실 관계에 대한 정직한 정리와 입증이 관건이었다. 회생위원 역시 처음에는 송금 내역 전액을 채무자 의 ‘불필요한 소비’로 간주하고 변제계획에 포함할 것을 요구했으나, 이후 형사고소 결과와 대화 정황 자료를 바 탕으로 피해사실을 인정하고 방향을 선회했던 것처럼 회 생절차에서는 때때로 형사적 수단과 민사적 논리, 채무 자의 진술 태도까지 모두 종합적으로 작용하여 결과를 결정짓는다. K 씨는 “이 얘기를 누구에게도 못 했는데, 사건을 진행하면서 삶의 버팀목을 찾을 수 있었다.”고 했다. 법률 전문가로서 우리는 때로 사건을 숫자와 계획표로만 바라 보지만, 한 사람이 삶을 지탱할 수 있도록 심리적 회복의 기회까지 동반해주는 것이 진정한 회생 절차의 완성이라 는 점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6. 회생 인가 이후의 삶 – 회복의 첫걸음 법원의 변제계획 인가 이후, K 씨는 월 48만여 원씩 60개월간 성실히 납입하기로 계획된 변제 절차를 이행하 기 시작하였다. 초기에는 일부 혼선을 겪기도 했지만, 곧 안정적으로 납부를 이어갔다. K 씨의 전세보증금 4,000만 원은 회생절차에서 압 류금지재산으로 인정되어 보호되었고, 별도의 청산절차 없이 현재 주거를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 그의 재기에 큰 도움이 되었다. 주거가 안정된다는 사실은 단순한 물 리적 공간의 확보를 넘어, 회생자에게는 심리적 안전망으 로 작용한다. ‘어디서 살 것인가’에 대한 불안 없이 일상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기에, 수입의 일정 부분을 꾸준히 회생계좌에 납입하는 데 집중할 수 있었다. 그가 열심히 일해 번 돈의 지출은 법정 생계비 범위 내에서만 이루어졌다. 회생 절차 전에는 불투명했던 지출 구조와 고정 수입의 관계가, 회생 인가 이후로는 매우 규 칙적이고 통제 가능한 구조로 변했다. 필자 역시 이 사건을 통해 회생제도의 또 다른 의미 를 확인할 수 있었다. 회생은 채무를 덜어주는 절차인 동 시에, 채무자를 정상적인 경제활동 구조 안으로 되돌리 는 제도적 장치다. K 씨처럼 사기 피해를 입고도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며 성실히 회생절차를 따르는 사람들에게 는, 그 제도의 보호와 관리 기능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K 씨는 회생인가 이후 다시는 무분별한 금융거래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의 변화는 회생제도의 존재 이유를 단순히 법조문이 아니라 삶의 맥락 안에서 다시 생각하게 해주었다. 이 사건은 단순한 회생사건을 넘어서, 법과 제도의 존재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를 되묻게 했다. 법은 규칙의 집합이기도 하지만, 그 규칙이 인간의 재기를 허락할 때 비로소 살아 있는 질서가 된다. K 씨는 법률과 정의의 손 을 통해 다시 일어섰고, 우리 사회는 그런 그를 외면하지 않았다. 이 사건은 단순한 회생사건을 넘어서, 법과 제도의 존재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를 되묻게 했다. 법은 규칙의 집합이기도 하지만, 그 규칙이 인간의 재기를 허락할 때 비로소 살아 있는 질서가 된다. K 씨는 법률과 정의의 손을 통해 다시 일어섰고, 우리 사회는 그런 그를 외면하지 않았다.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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