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ple life, High thinking” 이 문구는 간디가 한 말이다. 거칠게나마 우리말로 옮기면 얼추 “생활은 검소 하게, 사고는 높이”라는 뜻이 될 것이다. 그런데 간디는 왜 이런 생각을 하기에 이르게 된 것 일까? 그에게 영향을 준 사람은 무수히 많지만 헨리 데 이비드 소로에 깊은 감흥을 받았다고 알려졌다. 소로는 하버드대학을 졸업 후 미국 매사추세츠 주 월든 호숫가에서 오두 막을 짓고 숲속 생활을 시 작한다. 소로는 이때의 경 험을 『월든』이라는 책에 서술했다. 잔잔한 문체의 그의 글을 읽으면 당장이 라도 숲속으로 들어가 소 로처럼 통나무집을 짓고 살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 으킨다. 간디가 영향을 받은 책이 『월든』 한 권뿐일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월 든』에서는 자연인의 삶을 묘사했지만, 그가 영국의 인도 압제에 대항하여 비 폭력투쟁을 벌인 것을 보 면, 그가 광범위하게 영향 을 받은 책은 오히려 소로 의 『시민불복종』이 아닐까 한다. 아무리 막강하면서 동시에 일부 시민의 지지를 받는 정부라도 시민의 자유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 이 것이 소로의 『시민불복종』으로 체화되었고, 또 이 책이 간디에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것이 가능 하기 위해서는 남에게 책잡힐 일을 하지 않는 것이 필요 하고, 이것이 곧 “simple life”로 구현된 것이다. 그러나 시민적 자유를 획득하기 위해서 꼭 그것만 으로 충분할까? 그 타당성을 확정 짓기 위해서는 정교한 논리도 필요하고, 억압자의 논리를 깨부술 수 있는 상상 력도 필요하다. 그것을 위해서는 깊이 있는 사색이 필요 하고, 이것이 바로 “high thinking”으로 묘사된 것이다. 20대 때 이 문장을 접 하였고, 그로부터 수십 년 의 세월이 흘렀다. 지금 새 삼스럽게 되돌아 나에게 물어본다. “나는 과연 이런 삶을 살아왔을까?” 외부적 경제효과로 인해 간소한 삶을 사는 것은 자신이 선 택한 것이 아니므로 소로 나 간디의 취지에 부합하 지 않는다. 현재에 만족하 지 않고 끝없는 대안을 찾 아 불철주야 사색하는 삶 을 살았는지도 또한 확신 이 서지 않는다. 혹자는 인류문명의 과정에 오류가 있었던 게 아닌가 하고 의심하기도 한 다. 극단적인 빈부격차, 이 산화탄소에 의한 환경오염, 이로 인한 기후변화 등등 너무나 막대하고 복잡한 문제들이 우리 앞길에 놓 여 있다. 유발 하라리는 그의 책, 『사피엔스』에서 인류는 3백 년 내 멸종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런 시대에 우리가 명 심해야 할 생활의 지침은 “Simple life, High thinking” 이 아닐까? 슬기로운 문화생활 내 인생의 명문구 주영진 법무사(인천회) “ Simple life, High thinking” - 간디의 명언 중에서 73 2025. 06. June Vol. 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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