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악하다고? 그것은 너희들 때문이야.” 「빈센조」 속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 (Rigoletto)」 마피아이자 한국계 이탈리아 변호사, 빈센조 까사노. 그 는 차기 보스의 견제를 피해 한국으로 건너와 우여곡절 끝 에 에이스 변호사 홍차영과 손잡고,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악 인들과 맞선다. 드라마 「빈센조」는 비현실적이라는 평에도 불구하고 시 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하며, 2021년 최고의 흥행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뼛속까지 이탈리아인인 빈센조 가 주인공인 드라마답게, 극 전반에는 오페라를 비롯한 다양 한 클래식 음악이 등장해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마피아 변호사 빈센조, 나쁜 남자의 매력 빛내는 클래식 명곡들 “악은 악으로 처단한다(Un diavolo scaccia l’altro).” 변호사 빈센조는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이탈리아 마 피아 ‘까사노 패밀리’의 고문(콘실리에리)이자 암살자로도 활 동하고 있다. 그는 차기 보스의 암살 위협을 피하는 동시에 비즈니스 상대인 중국 삼합회의 왕회장이 숨겨둔 금괴를 되 찾기 위해 한국으로 왔다. 드라마에서 빈센조는 오페라를 “삶의 가장 큰 안식처” 라고 말할 정도로 ‘오페라 마니아’로 등장하는데, 그래서인지 매회마다 굵직한 오페라 명곡들이 등장한다. 그중 맨 먼저 접할 수 있는 클래식은 피에트로 마스카니의 오페라 『카발 레리아 루스티카나』의 「간주곡(Intermezzo)」이다. 빈센조가 보스의 마지막 명령을 수행하러 패밀리의 숙 적 에밀리오를 찾아가는 장면에서 이 곡이 흐르며, 비장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러나 곧이어 한국에 도착한 빈센조가 샤워 중 봉변을 당하는 장면에서 이 곡이 코믹하게 반복해 흐르는데, 그 대비가 오히려 강한 여운을 안겨준다. 4화의 시작에서는 헨델의 오페라 『셰르세(Xerxes)』 중 아리아 ‘그리운 나무 그늘이여(Ombra mai fu)’가 애처롭게 흐른다. 빈센조의 동료인 홍차영(전여빈 분)이 바벨 그룹의 음모로 인해 자신의 아버지인 변호사 홍유찬(유재명 분)의 교통사고를 목격하게 되는 장면에서다. 박소현 작가 · 바이올리니스트 · 비올리스트 슬기로운 문화생활 K-드라마 속 클래식 명곡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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