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과 클라우디아는 스위스 국적의 사업가 부부 다. 두 사람을 알게 된 것은 2020년, 필자가 정보통신산업 진흥원(NIPA)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외국인 창업 지원팀 상담·자문 법무사로 4년째 활동하고 있을 때였다. 두 기관에서는 매년 ‘외국 벤처기업 창업대회(K- STARTUP GRAND CHALLENGE)’를 주최하고 있는 데, 2020년 대회에서 클라우디아가 소속된 스위스 법인 팀이 50여 개 외국 참가팀 중 최종 20개 팀을 뽑는 치열 한 경쟁을 뚫고 당당히 3위에 입상하며 서로 안면을 트 게 되었다. 알고 보니 클라우디아의 남편 다니엘은 이미 국내에 유한회사를 설립해 한국과 스위스 간 여행객들에게 명소 를 소개하는 일을 하고 있었고, 그가 본격적으로 여행사 등록증을 발급받아 여행 알선업을 시작했을 때 필자가 그 일을 처리해 주면서 서로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자기 집에서 ‘주거침입 신고’ 당한 외국인 세입자 부부 그러던 2023년 어느 일요일 저녁, 클라우디아에게 서 전화가 왔다. 필자는 그날 낮에 대학 동기들과 오랜만 에 종로에서 만나 휴일을 즐기며 놀다가 막 저녁을 먹고 헤어지려던 참이었다. 휴대폰에 뜬 연락처를 보고 일요 일 저녁이라 조금 귀찮기도 했지만, 무슨 일인가 싶어 전 화를 받았다. 그런데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다니엘과 클라우디아 의 목소리에는 꽤 심각하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두 사람을 진정시키고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그날 저녁 갑자기 처음 보는 젊은 남자가 나타나 대문을 여러 차례 두드리며 소란을 피우더니, 급기야 경찰관을 대동하 고 왔다는 것이다. 영어로 “POLICE”라고 외치는 소리에 놀라 문을 열어보니, 경찰관이 “자기 집에 누가 들어와 살고 있다”는 그 젊은 남자의 주거침입 신고를 받고 확인 차 방문했다고 하더란다. 놀란 다니엘은 황급히 임대차계약서를 꺼내 보여주 며 확정일자 등을 확인해 주었고, 경찰은 이를 확인한 뒤 다행히 신속히 돌아갔다고 한다. 그러나 아닌 밤중에 홍 두깨처럼 벌어진 일에, 한국말도 잘 못하는 두 사람은 도 대체 무슨 일인지 몰라 당황한 상태로 내게 연락을 한 것 이었다. 필자는 정신이 없어 보이는 두 사람을 안심시키며, 우선 임대인에게 연락해 상황을 알리고 무슨 일인지 설 명을 들어보라고 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경찰을 대동하 고 왔던 젊은 남자는 임대인의 아들이었다. 최근 임대인이 이혼을 했는데, 그 아들과 전처가 집 에 미련을 두고 소유권을 주장하다가 그날 충동적으로 그런 일을 벌였다는 것이다. 임대인은 무척 미안해하며 사과를 했고, 그렇게 일 요일 저녁의 해프닝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런데 몇 달 뒤, 이번에는 그 아들이 임대인의 전처인 자기 어머니와 함께 또다시 찾아와 문 앞에서 소동을 벌이는 일이 일어 갑자기 처음 보는 젊은 남자가 나타나 대문을 여러 차례 두드리고 소란을 피우더니 급기야 경찰관을 대동하고 왔다는 것이다. 영어로 “POLICE”라고 외치는 말에 놀라 문을 열어보니, 경찰관이 “자기 집에 누가 들어와서 살고 있다”는 그 젊은 남자의 주거침입 신고를 받고 확인 차 방문했다고 하더란다. 07 2025. 11. November Vol. 701
RkJQdWJsaXNoZXIy ODExN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