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법무사 12월호

망은 최대한으로 늘리고, 소유를 줄이자는 거다. 일반인 의 관점에서 보면 소유(혹은 소비)는 통제가 가능하다. 흥청망청이 아닌 잘 아껴 쓰면 되니까. 하지만 이것만으 로 행복해지진 않는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욕망을 극대 화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다만 한 가지 조건이 붙는다. 필히 돈과는 상관없는 혹은 돈이 조금밖에 투입되지 않 는 욕망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마치 본 능처럼 행복 또한 돈과 연관시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 다. 그래서 돈이 많으면 행복해질 것이라 상상한다. 그러 나 실질적으로 우리가 느끼는 진짜 행복은 오히려 돈과 상관없는 것이 대부분이라 할 수 있다. 아래는 ‘콩두’라는 필명을 가진 후배가 쓴 「내가 사 랑하는 것들 100가지」란 글의 일부분이다. 마음을 열고 찬찬히 읽어 보시라. 얼마나 가슴이 따스해지고 풍요로 워지는지. - 가을 코스모스 길을 자전거 타고 가는 것 - 누워서 하늘 올려다보기 : 봄, 뭉게구름, 나무 사이 햇살, 대열을 지어 나르는 새들 - 밤이 아침으로 변해가는 시간, 저녁이 밤으로 변해가는 시간 속에 고요히 머물기 - 말없이 함께 있는데 이심전심으로 마음이 통할 때의 흐뭇하고 충만한 느낌 - 이뻐, 사랑해, 괜찮아, 고마워요, 잘 했어, 내가 당신 옆에 있어요. - 도서관에서 책 읽기(나무가 내려다보는 창가면 금상첨화), 노트에 사각거리며 쓰기 - 엄마 음식(날된장, 콩가루 넣어 홍두깨로 밀어 서 삼동추 넣어 끓인 안동칼국시, 골뱅이국, 뭇 국, 먹우나물, 동태전유어, 배추와 무를 덖어서 끓인 떡국 국물에 밥을 마는 것) 어떤가, 읽는 것만으로도 머릿속이 밝아지고 마음이 푸근해지지 않는가? 이렇듯 살아서 팔팔 뛰는 혹은 잔잔 하게 흘러가는 강물 같은 인문학적 욕망을 극대화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진정 행복해질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진짜 행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노년의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는 이유 노년의 시간은 젊었을 때보다 훨씬 빠르게 흐른다고 한다. 심리학 연구에 의하면 주관적으로 인지하는 시간 의 속도는 총 살아온 실제 시간(나이)의 제곱근에 반비 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의하면 80세 의 주관적인 시간 가속도는 20대에 비해 최소 2배 이상 빠르다고 알려져 있다. 왜 그럴까? 하루 24시간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된다고 하는데. 어째서 노년의 시간은 더 빠르게 흐 르는 걸까? 심리학자가 아닌 과학자들 또한 여기에 의문 을 가졌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인간의 뇌는 기억이라는 메커니즘을 통해 과거의 일 을 머릿속에 담는다. 그래서 인간은 필요할 때 혹은 어떤 연상 작용에 의해 과거의 일을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문 제는 인간의 뇌에 용량이 정해져 있다는 거다. 그래서 물 리적으로 모든 기억을 다 저장할 수 없다. 즉 어떤 것은 기억하지만, 또 어떤 것은 저장하지 않 는다. 그렇다면 그 기준은 뭘까? 바로 ‘반복’이다. 과거부 터 계속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일이라면 뇌는 기억 메 커니즘을 사용하지 않는다. 용량을 아끼려는 것이다. 잘 생각해 보자. 어린아이의 시간은 무척 느리게 흐 른다. 왜? 하루하루가 죄다 안 해본 것투성이다 보니 모 든 게 놀이의 연속이다. 재밌고 신기하며 흥미진진하다. 그러니 뇌는 열심히 저장해야 하고, 어린아이의 머릿속 에는 오늘 하루 벌어진 일들이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선명 하게 남아 있게 된다. 하지만 노인의 시간은 어떨까? 매일이 반복이다 보 니 뇌도 의도적으로 저장하지 않는다. 기억되지 않는 시 25 2025. 12. December Vol. 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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