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은 마치 필름이 잘린 듯 시간적으로도 사라지게 된다. 즉, 하루 24시간을 보냈지만 우리의 머릿속에는 15 시간밖에 남아 있지 않게 되며, 이는 곧 하루의 시간이 더 빨리 지나간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노년의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이유다. 버킷리스트보다 첫 경험 정확한 원인을 알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당신이 앞으로 맞게 될 노년의 시간을 느리게 만들고 싶다면 어 린아이처럼 생각하고 생활하면 된다. 즉 일상을 매일의 반복이 아닌, 새로운 일을 계속 맞을 수 있도록 재단하면 되는 거다. 그러면 노년의 시간은 정상적(!)으로 흘러갈 것이다. 어떤가, 의외로 간단하지 않은가? 새로운 일을 경험한다 생각할 때 사람들이 가장 많 이 떠올리는 것이 ‘버킷리스트’다. 우리가 ‘죽기 전에 꼭 해봐야 할 일’이라 알고 있는 이 용어는 사실 부정적인 느낌이 강하다. 자살을 하려는 사람들이 마지막에 밟고 올라서는 것이 바로 ‘양동이(버킷)’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죽기 전에’라는 의미가 담겼고, 이러한 이유 로 버킷리스트는 대체적으로 크고 무거우며 비장하기까 지 하다. 당연하게도 죽기 전에 해야 할 혹은 하고 싶은 일들을 적어 놓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첫 경험’을 더 강조한다. 신혼초야를 말하는 것이 아니니 ‘어우야~’ 할 필요는 없다. 말 그대로 세상에 태어나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은 다 ‘첫 경 험’에 해당된다. 예를 들어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장소를 가는 것도, 먹어 본 적 없는 음식을 먹어 보는 것도, 느껴 보지 못한 새로운 감정을 경험하는 것도, 모르는 사람과 말을 섞어 보는 것도 모두 다 ‘첫 경험’이다. 배우 김래원이 주연한 「해바라기」(2006)라는 영화 가 있다. 한때 크게 유행했던 조폭영화 중 하나다. 하지만 결이 좀 다른 이유는 조폭 김래원을 받아들인 피 한 방 울 섞이지 않은 가족(심지어 자기 아들을 죽인 김래원을 양자로 받아들인)의 따스하고 솔직하며 한없는 어루만짐 때문일 것이다. 가족의 품에서 김래원은 비로소 인간으 로 살아있음을 느끼며 삶에 감사하게 된다. <그림 2>는 김래원이 감옥에서 출소해 기차를 타 고 가족에게로 가는 장면이다. 그는 세상에 나오면 하고 싶은 일들을 작은 수첩에 적어 놓았는데, 알고 보면 정말 별것 아닌 것들이다. “호두과자 먹기, 소풍 가기, 대중목욕탕 가서 목욕하 기, 선물하기” 이는 김래원의 ‘첫 경험’ 리스트라 할 수 있다. 누군 가에게는 정말 보잘것없는 일이라 하겠지만 김래원에게 는 무엇보다 소중하고 엄청난 것이다. 왜냐하면 세상 머 리털 나고 처음 해보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 리스트 를 하나씩 경험해 가며 가족에게 감사하게 되고, 나아가 참된 인간으로서 조금씩 더 성장한다. 첫 경험은 우리의 삶을 조금 더 풍요롭고 여유롭게 만든다.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매일 다니던 길이 아닌 다른 골목길을 선택해도 첫 경험이고, 매일 지나가 던 길의 이름 모르는 들꽃을 어루만지며 ‘참 이쁘구나’ 한마디를 던져도 첫 경험이다. 처음 탄 버스 노선도, 옆에 탄 사람에게 건네는 인사 한마디도, 가을 햇살에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것도 처 음이라면 모두 첫 경험이다. 게다가 첫 경험은 노년의 시 <그림 2> 영화 「해바라기」의 한 장면 법으로 본 세상 — 경제적 자유를 위한 자산운용 가이드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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