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법무사 12월호

법무사 시시각각 이슈와 쟁점 와 가치관을 시험대에 올리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숏폼의 중독성과 주의력 잠식 우려는 시민적 숙고 와 공적 영역의 질서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규제의 필요성이 제기될 수 있는데, 이러한 규제가 오히려 긍정 적인 방식으로 혁신을 촉진할 수도 있다. 청소년 보호와 콘텐츠 규제라는 프레임워크 (framework) 안에서, 플랫폼과 창작자들은 창작과 소비 방식을 새로운 형태로 적응하며 진화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AI를 기반으로 한, 개인 맞춤 추천과 생성형 콘텐츠 기술이 접목될 경우, 숏폼 콘텐츠는 기존 규제 틀을 넘어 새로운 환경에서 생산되고 소비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기술적 특이점(technological singularity)의 주창 자로 알려진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 1948~)이 강조한 바와 같이, 기술의 진화는 항상 예측의 경계를 넘어서는 변화를 만들어내므로, 규제가 정해진 틀 안에만 갇혀 있으면 새로운 변화를 따라잡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새로운 기술에 대한 규제는 변화에 유연 하게 대응할 수 있는 ‘원칙 기반의 접근 방식’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라. 규제 담론의 이중성 결국 숏폼 규제 담론은 단순한 ‘억제’나 ‘보호’라는 이분법을 넘어선다. 이는 새로운 세대를 향한 깊은 염려 와, 동시에 그들이 펼쳐 보일 창작과 혁신의 가능성을 주 시하는 복합적인 균형점을 찾는 과정이다. 현재의 규제 시도는 알고리즘 투명성과 플랫폼의 책임이라는 새로운 윤리적 기준을 탐색하는 첫걸음이며, 특히 자동재생 제 한이나 맞춤형 추천 시스템 통제와 같은 구체적인 입법 논의는 규제가 플랫폼의 근본적인 설계 방식에 개입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숏폼’이라는 형식이 사회적 우려의 시선을 끊임없 이 받고 있지만, 그 긴장 속에서 오히려 기술적 진화와 규 제가 역설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의외의 혁신적 결과를 낳 을 여지를 남긴다. 미래에 이 논의가 단순한 기우로 끝날 지, 아니면 더 책임감 있는 기술 진화를 이끄는 마중물이 될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 실은, 이 짧은 형식 안에도 젊은 세대의 보호와 미래 미 디어의 잠재성을 동시에 담아내야 할 중대한 사회적 함 의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3.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진화와 규제 패러다임의 변화 인류의 커뮤니케이션은 늘 기술의 진화와 함께 형 태를 바꾸어왔다. 대량(mass) 인쇄 기술을 통해 신문이 정보를 문자로 고정시키며 ‘사실’을 ‘사회’의 기본 단위로 만든 시절을 지나, 라디오는 청각을, TV는 시각을 해방시 켰다. 그리고 ‘인터넷’이라는 결정적인 임계점은 이 모든 매체를 하나로 엮어 놓았다. 기술이 매체를 통합할 때마다 인간은 새로운 감각 을 배우고, 사회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왔다. 21세기 초 반, 스마트폰과 플랫폼의 결합은 정보의 소비 단위를 ‘개 인화’했다. 알고리즘은 각자의 취향과 시간을 맞춤형으 로 편집했고, 이로써 뉴스·음악·드라마·광고의 구분은 사라졌다. 지금 우리가 목격하는 숏폼의 확산은 그 흐름 의 필연적인 귀결일 수도 있다. 숏폼은 신문이 남긴 논리, 라디오가 남긴 리듬, TV 가 남긴 이미지, 인터넷이 남긴 속도를 하나의 포맷 안에 압축해 놓은 결과물이다. 그것은 정보 전달의 종착점이 아니라, 감각의 통합체이자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빠른 표현 단위이다. 인간은 언제나 기술에 맞춰 자신의 인지 구조를 조 정해 왔는데, 숏폼은 인간이 선택한 또 하나의 언어인 동 시에 감정과 의미가 교차하는 새로운 문법일 수 있다. 다 만 이 문법의 생산과 배분이 소수의 거대 플랫폼에 의해 통제될 때, 구조적 차원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지점에서 법과 규제가 다시 존재 이유를 얻는다. 기존의 미디어법은 표현의 자유와 공공성의 균형을,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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