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2026. 2. February Vol. 704 인테리어 정산금 500만 원과 인테리어 공사 전 설 비교체 비용 100만 원을 합한 600만 원이 의뢰인이 박피고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청구한 공사대금 총액 이었다. 그러나 소송에서 지금까지 의뢰인이 진술한 사실관계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영수증과 계좌거래내 역 등은 제출되지 않았다. 상대방인 박피고가 제출한 1심 답변서를 살펴보 니, 박피고는 다른 인테리어업자의 800만 원짜리 견 적서를 제출하고, 의뢰인이 인테리어업자 최업자와 공모하여 공사비를 부풀려 자신을 속였고, 이를 막기 위해 곧바로 공사를 중단시킨 후 다른 인테리어업자 를 시켜 공사를 마무리한 것이라며, 최업자는 공사를 한 적이 없으므로 정산할 공사비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이 받아들여졌는지 1심 판결의 취지는 원 고(의뢰인)가 공사했다는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 은 것으로 보였다. 필자는 1심 판결문을 한쪽에 두고, 이면지를 꺼내 지금 필요한 이 사건의 쟁점들을 메모했다. 이제 방향이 섰다. 필자는 의뢰인에게 이렇게 당부 했다. “3년 전쯤의 일이지만, 어딘가에는 받았던 영수증 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찾을 수 있는 만 큼 최대한 찾아내야 합니다. 핸드폰 사진으로 찍어놨을 수도 있고, 무심코 집 안 어딘가에 두었을 수도 있어요. 집 안 장롱이나 서 랍, 박스, 안 쓰는 가방, 오래된 서류봉투까지 전부 뒤져서 발굴 작업을 하셔야 합니다. 영수증, 통장, 수기 메모, 문자 캡처 등등 쓸 수 있 는 건 다 끌어 모아야 하고요. 안 찾아봤다면 그건 ‘없는 것’이 아니라 ‘모르는 것’입니다. 또, 계좌이체 의 경우는 누구의 명의로 보냈든 일시와 금액이 일치 하는 것을 모두 찾아서 그 이체내역을 뽑아 제게 전 달해 주세요.” 항소이유서 제출 전까지 꼼꼼히 증거를 찾아보라 고 다시 한번 당부하며 의뢰인을 돌려보낸 후 필자는 바로 1심 자료들을 다시 살펴보기 시작했다. 마침 바쁘지 않은 때에 사건을 수임하게 되어 다 행이었다. 의욕이 솟구치는 사건은 아니지만, 그래도 최선은 다해야 하니까. 의뢰인이 작성한 소장을 다시 살펴보니, 공사 내 역과 지출 내역은 비교적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으 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는 여전히 부족한 빈 수 레였다. 박피고는 답변서에서 의뢰인의 주장을 전면 부인하며 상당한 분량을 의뢰인에 대한 비난에 할애 하고 있었는데, 전문가의 조력을 받지 않고 스스로 작성한 흔적이 역력했다. 그런데 박피고의 답변서를 검토하던 중 이해하기 어려운 지점이 하나 눈에 띄었다. 그가 제출한 증거 중에는 빌라 내부를 촬영한 사진들이 있었는데, 벽지 가 뜯겨 있고 욕실 타일이 모두 제거된 상태였다. 박 피고는 이 사진들을 근거로 공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사진 속 모습은 오히려 공사가 진행 중이었음을 보여주는 장면에 가까웠다. 왜 의뢰인은 이 사진을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 는 자료로 활용하지 않았을까. 필자와 같은 전문가의 조언을 받지 못했기 때문일까. 그러나 이 사진만으로 의뢰인이 공사를 일부 수행했다는 사실을 인정받기 는 아직 부족했다. 열혈 박법의 민생사건부 법으로 본 세상 1. 김원고가 선정한 업자가 공사한 사실을 인정 받아야 한다. 2. 김원고가 그 과정에서 얼마를 지급했는지, 3. 그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어디까지 있 는지 파악해야 한다. 장롱과 서랍까지 뒤집어엎고 소소하지만 결정적인 단서를 찾았을 때의 희열감
RkJQdWJsaXNoZXIy ODExN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