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법무사 2월호

67 2026. 2. February Vol. 704 유튜브 방송에 출연한 교수들이 가끔 “학교에 서 학생들을 가리키는 모 교수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을 볼 때마다 실소(失笑)가 나온다. 가리키는 것 은 지시(指示)하는 것이고, 가르치는 것은 교육(敎 育)하는 것이다. 고타마 싯다르타가 태어나자마자 하늘과 땅을 ‘가리키며’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이 라고 외친 것이고,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고 배움을 전 파하는 것은 ‘가르치는’ 것이다. 한 걸음만 더 가 보자. “저는 … 아무개 교수입 니다.”라고 말하는 것에도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 우리가 보통 ‘교수님’ 하고 부를 때처럼, 교수(敎授) 라는 말은 직업의 한 종류이기는 하지만, 그것 자체 로 경어(敬語), 존중의 의미가 있다. 이는 ‘선생님’ 이라는 표현에서도 잘 드러난다. 자신을 칭할 때는 “교수를 하고 있는 ○○○입 니다.”라고 하는 것이 낫지, “○○○ 교수입니다”라 고 자칭(自稱)하는 것은 좀 거만해 보인다. 대통령 도 자신을 “○○○ 대통령”이라고 하지 않는다. 우 리가 그를 부를 때와는 반대인 것이다. 표창(表彰) 또는 시상(施賞)을 할 때도 마찬가 지다. ‘2026. 5. 3. 대한법무사협회장 ○○○’라고 하지, ‘○○○ 협회장’이라고 자신을 부르지 않는다 는 말이다. 일상생활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끼리도 자 주 잘못 쓰는 대표적인 예가 아닌가 싶다. ‘결재(決裁)’는 상관이 부하가 제출한 안건을 검 토하여 승인한다는 뜻이다. ‘결제(決濟)’는 대금을 수수(授受)하여 거래 관계를 끝낸다는 뜻이다. 우체 국에서 우편을 보낼 때 카드 단말기에 ‘결재’라고 적 혀 있기에 지적을 했더니, 창구 직원이 “아, 그렇군 요!” 하면서 바로 바꾸겠다고 했고, 다음에 가 보니 ‘결제’로 바뀌어 있더라. 가끔 거래처 직원이 내부 품의(稟議) 중이라 수 고비(수수료) 지급이 늦어진다고 하면 나는 이렇게 답변을 보내곤 하는데, 이런 일이 잘 안 생기면 좋겠 다. “결재를 잘 받아서 조속히 결제 좀 해 주세요.” 특히나 법률적 의미와 효과를 다루는 문서를 다 루는 법률가라면, 그 내용의 공정함은 말할 것도 없 지만, 잘못된 표현으로 오해나 무지를 드러내 불이 익, 선입견을 받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다. 가장 지적하고 싶었던 것 중 하나다. 공중파 방송의 아나운서들도 영 시원찮다. 무엇을 하‘든’ 말‘든’이지, 하‘던’ 말‘던’이 아니다. “그녀가 얼마나 아름다웠‘던’지 말이 나오지 않았다.”는 경험이 있 다. 차이가 느껴지시는가? ‘던’은 과거를 바라본다. 지난 일을 회상할 때, 그 정도를 나타내는 어미이다. “얼마나 놀랐던지” 등으로 쓰게 된다. 반면, ‘든’은 선택이나 양보를 나 타내는 조사 또는 어미로 쓰인다. “그 피고인에게 사형을 구형하‘든가’, 아니‘든가’ 특검은 결론을 내 려야만 할 것이다”라는 식으로. 헷갈린다면 구별 요령이 하나 있다. 두 가지 서 로 다른 요소를 나열했다면 ‘든’ 편일 확률이 높다. 집에서든지 사무실에서든지 이 원고를 작성해야만 하는 내 입장을 헤아려 보시라. 선택과 나열은 ‘든’이다. 반면에 ‘던’은, 특히나 ‘어찌나’, ‘얼마나’ 등의 부사와 결합하여 강조해 주 는 형용사, 또는 동사에 붙는 어미이므로 구별하기 가 쉬울 것이다. 나아가서 ‘어쨌든’도 ‘어쨌던’이 아 님은 이제 눈치 채셨겠지? ‘결재’와 ‘결제’, 많이 헷갈리나요? ‘던’과 ‘든’, 회상할 때 & 선택할 때 법률가의 바른 글쓰기 슬기로운 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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