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법무사 2월호

69 2026. 2. February Vol. 704 이 영화에서 도그 파이트는 꽤 중요한 상징이다. 그것은 인간과 인간이 맞부딪치는 뜨거운 전투를 의 미한다. 무인기의 차가운 금속은 흉내 낼 수 없는, 땀 과 열기로 후끈한 싸움. ‘발전하는 기계 앞에서 네가 무엇을 할 수 있느 냐’라는 질문에 이 올드보이는 다분히도 육체적이며 인간적인 현장을 들이민다. 점점 더 똑똑해지는 세상 에서,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은 역설적으로 ‘몸을 던지는 일’이라고 말이다. 오랜 세월 속에서 무수한 전투로 단련된 그의 육 체, 그리고 생존의 감각. 그는 오로지 자신의 몸을 믿 은 채, 거세게 흐르는 시간의 조류를 굳건하게 버텨 낸다. 매버릭과 탑건들은 마침내 전투에 나선다. 이 과정에서 전개되는 전략과 화려한 액션이 영화의 백미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매버릭은 퇴역을 앞둔 낡 은 F-14 전투기로 압도적인 기량을 자 랑하는 적기와 도그 파이트를 벌인 끝에 무사히 임무를 마친다. 이때 영화는 조종기의 압도적인 속 도를 견디는 매버릭의 얼굴을 클로즈업 한다. 그의 얼굴은 육중한 중력으로 일 그러진 상태다. 영화가 뚫어져라 응시하 는 얼굴. 한껏 구겨진 채로 자신에게 가 해지는 수난을 묵묵히 견디는 그 얼굴. 이것은 흘러가는 시간과 시대를 정면으 로 마주한 채, 온 힘으로 지금을 견뎌내 는 인간의 존재를 체화한다. 영화의 마지막, 엉망진창이 된 채로 복귀에 성공하는 F-14 전투기의 모습은 실로 감동적이다. 그건 아마도 F-14가 우리와 얼마간 닮았기 때문일 것이다. 평생에 걸쳐 제 할 일을 묵묵히 수행해 온 그것은 상 처투성이의 낡은 몸체를 이끌고 언제나 그랬던 것처 럼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해 낸다. 비행을 마친 후 활 주로의 끝에 장렬하게 안착하는 F-14 앞에서 더 이상 의 말은 필요 없다. 이 영화에서 천재 조종사 매버릭을 위협하는 ‘무 인기’는 지금의 AI를 연상하게 한다. 인간을 위협하 는 기술은 날로 발전하는 가운데, 느리고 연약하며 시간에 복속된 우리는 무얼 붙잡고 살아야 할까. 그 런 의문이 들 때쯤에 매버릭을 생각한다. 어찌 될지 모를 운명 앞에서 그저 몸을 던져 하루를 살아내는 그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인간 조종사는 결국 사라질 것이라 는 말에 대한 매버릭의 답을 여기 남기며 글을 마친 다. “Not today(오늘은 아닙니다).” 시간과 시대를 정면으로 마주한 채, 지금을 견뎌내는 존재 12가지 마음에 건네는 영화 처방전 슬기로운 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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