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법무사 6월호

06 퇴근하려는데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한정승인에 대 해 문의하셨다. 주변의 권유로 알아보게 되었다고 하셨는 데, 고인이 돌아가신 날짜를 물어보니 상속신고 기한 3개 월을 불과 5일(주말까지 7일) 남겨둔 상황이었다. 신속하 게 준비할 서류와 비용 등을 안내하고, 최대한 서둘러 서 류를 준비하여 방문하시라고 안내했다. 의뢰인은 직장을 다니는 분이셨는데 본인 개인 문제 로 업무 중간에 나오거나 쉴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셨다. 저녁방문에 대해 거듭 양해를 구하셨다. 다음 날부터 저 녁마다 서류를 확인하고 상담을 진행했다. 이제 막 성인이 된 자녀가 있었고, 그중 한 자녀는 군 에 입대해 있었으므로 바로 군에 연락해 본인의 서류를 준 비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다른 자녀는 어머니인 의 뢰인과 함께 거주하고 있었기 때문에 비교적 수월하게 서 류준비가 이루어졌다. 이분의 케이스는 한정승인과 상속포기를 동시에 진 행하면 되는 전형적인 사건이었고, 서류는 차곡차곡 준비 되어 갔다. 그런데 2일째 되던 날, 예기치 않은 문제가 튀어나왔 다. 상세한 내용은 밝히기 어려우나, 자칫 잘못하면 한정 승인이 기각될 수도 있는 매우 중요한 문제였다. 나는 그 분에게 이 문제가 앞으로의 결과에 미칠 영향에 대해 설 명해드렸다. 3일째 되던 날, 모든 업무와 약속을 뒤로 미루고 해결 방법을 찾아 검토하였다. 의뢰인분은 처음 상담 시 자포자 기 상태였다. 한번은 저녁 늦게 사무소에서 이야기를 나누 다가 눈물을 보이셨다. 본인은 아무래도 괜찮지만, 고인이 된 남편과 자녀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 하셨다. 사건 진행과 큰 관련이 없는 이야기를 넋두리하듯 하시 다가 멈칫하셨다. 나는 의뢰인들의 이야기를 가능하면 들어 주려고 한다. 누군가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조금이나마 무거 움이 덜어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멈칫하며 그만 하려는 분에게는 충분히 말씀하시라고 말하기도 한다. 4일째 되던 날 출근하자마자 자녀들의 상속포기를 먼저 접수하였다. 그러고 나서 의뢰인의 한정승인 심판청 구서를 꼼꼼하게 작성하였다. 검토할 부분이 많은 사건이 므로 재산목록과 첨부할 서면들을 더욱 신경 써서 챙겼다. 그리고 저녁 7시경 한정승인도 접수 완료하였다. 피상속인 사망 후 3개월 내 신청하여야 하기 때문에 기간 내 접수하는 게 우선이었다. 추후 보정할 것이 있으 면 하나씩 보정해 나가자 하는 마음이었다. 의뢰인분에게 접수한 사실을 알려드리고 바로 보정에 대비해 알아봐야 할 것들, 그 외 서류 등을 안내해 드렸다. 그렇게 2주 정도 지난 어느 날, 법원 발신 알림 3건이 도착했다. 확인해보니 보정 없이 모두 인용되었다는 기쁜 소식이었다. 의뢰인분은 처음엔 얼떨떨해하셨다. 믿을 수 없을 만큼 기쁘고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힘이 난다 며, 이번 일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도 하셨다. 나 역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이제 남아 있는 청산 절차를 잘 마무리하고 편안한 여름, 가을을 맞이하실 수 있도록 돕는 일만 남았다. 글·그림 이우연 법무사(경기중앙회) 사일, 십칠일 초보 이법의 그림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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