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편집위원회 레터 바야흐로 AI와 디지털 전환(DT)이 산업 표준이 된 시 대다. 부동산등기와 법률서비스 시장 역시 예외가 아니 다. 전자등기의 고도화, 실시간 행정시스템의 확산, 그리 고 정보 접근성의 비약적 향상은 법률서비스 소비자의 위상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고 있다. 이 변화를 읽는 법무사라면, 지금이 단순한 기술 도 입의 시기가 아니라 시장 구조 자체가 재편되는 분기점 임을 직감해야 한다. 오랫동안 부동산거래 현장에는 중개업소와 법무사 사이의 소개 커미션, 이른바 리베이트 관행이 암묵적으 로 자리 잡아 왔다. 소비자는 누가 자신의 등기를 처리 하는지 알지 못한 채 절차를 맡겼고, 그 무관심의 틈새 에서 명의대여 사무소 문제까지 고착화되었다. 그런데 AI와 DT시대는 이 구조를 흔들기 시작했다. 정보 비대칭이 줄어들고, 소비자 스스로 자격자를 확인 하고 법무사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지면서 능 동적인 소비자가 등장하고 있다. 주목해야 할 것은, 기술이 이 변화를 ‘가능하게’ 하지 만 변화를 ‘만드는’ 것은 결국 소비자의 참여라는 사실이 다. 매수인과 매도인이 공동인증서로 직 접 서명하는 전자등기는 서류 위조 와 도용을 원천 차단한다. 소비자 가 직접 법무사를 선정하고 진 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 는 행위 자체가, 불투명한 관행 을 퇴출시키는 가장 강력한 기제가 된다. 법무사의 입장에서 보면, 이는 위기이기도 하지만 동 시에 기회다. 투명성과 전문성으로 승부하는 법무사에 게 이 시대는 오히려 공정한 경쟁의 장을 열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법무사들이 지금 이 시점에서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알아서 맡겨주는’ 시장에 기대어 온 것은 아 닌가. 소비자가 깨어날수록, 자신의 전문성과 신뢰로 직 접 선택받는 법무사만이 살아남는 시대가 오고 있다. 리베이트 근절과 명의대여 사무소 퇴출은 단지 단속 과 규제의 문제가 아니다. 깨어 있는 소비자와 투명한 전문가가 만나는 시장 구조가 만들어질 때 비로소 가능 한 일이다. AI·DT 시대, 변화의 파도는 이미 우리 앞에 와 있다. 부동산 사고와 법률 분쟁은 언제나 불투명한 관행과 소 비자의 무관심이 만나는 지점에서 발생해 왔다. 이 파도 가 시장을 어떻게 재편할지는 소비자의 참여 수준에 달 려 있고, 그 속에서 법무사가 어떤 포지션을 선점할지는 우리 스스로의 선택에 달려 있다. AI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서 벗어나서 관 습에 따라 흘러가는 시장이 아니라, 전문 성으로 직접 선택받는 시장, 그 시장 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지금 우리 에게 주어진 과제가 아닐까. AI 시대, 시장 윤리의 재편 김정준 법무사(경기중앙회) · 본지 편집주간
RkJQdWJsaXNoZXIy ODExN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