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법무사 4월호

13 2026. 4. April Vol. 706 부동산 매매계약서의 특약은 짧지만 무겁다. 특히 “허가가 안 나면 계약을 끝낸다”는 문구, 당사자에게 는 영락없는 안전장치처럼 보이는 그 한 줄이 분쟁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허가가 “안 난 것”인지, “안 되게 된 것”인지,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그 모든 것을 문 장 한 줄이 떠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도 바로 그 '특 약 한 줄'에서 시작됐다. 폐기물사업 부지로 사용하기 위해 체결한 토지 매 매계약. “매수인이 개발행위허가를 받지 못한 경우, 매도인은 계약금을 반환한다”는 특약 조항 한 줄의 해석이 쟁점이 됐고, 해석의 차이는 곧바로 계약금 반 환 여부로 이어졌다. 매수인은 “주민동의를 얻지 못해 사업이 불가능해 졌으니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을 돌려달라”고 주장 했고, 매도인 측은 “허가 신청조차 하지 않은 상태에 서의 사업 포기는, 특약에서 말하는 ‘허가를 받지 못 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맞섰다. 내용증명 한 장으로 시작된 분쟁이 소송을 거쳐 화해권고결정으 로 마무리되기까지, 그 여정을 정리해 본다. 2018년 5월의 어느 날,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아는 사람이 부당하게 토지매매계약 해제를 당할 상 황에 처해 있어 필자를 소개해 주고 싶다는 것이었다. 잠시 후 의뢰인 김피고(가명)로부터 직접 연락이 왔 다. 김피고는 매수인이 부당하고 일방적인 매매계약 해제 통보를 담은 내용증명을 보내왔는데, 도저히 받 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필자는 무엇이 부당한지 파악 하려면 계약서와 내용증명 등 그간 당사자들이 작성 한 서류가 필요하다고 했고, 상담이 시작되었다. 김피고가 건넨 서류는 토지 매매계약서와 매수인 이 보낸 내용증명이 전부였다. 계약은 2017년 6월경 ○○시 ▵▵면 일대 토지 여러 필지에 대한 것이었다. 매수인은 폐기물처리업을 계획하던 오원고(가명) 였고, 의뢰인 김피고는 여러 매도인 중 한 명으로, 토 지의 공동소유자였다. 매매대금은 약 3억 원, 계약금으로 10%인 3천만 원이 매도인 3인에게 지급되었다. 토지는 현 상태 그 대로 매매하되, 매수인 오원고가 폐기물처리업을 위 한 개발행위 허가를 받는 것을 전제로 했다. 매매계약 서 특약사항 5조에는 다음과 같이 기재되어 있었다. “매수인이 개발행위 허가를 받지 못한 경우에는 매도인은 계약금을 반환하고, 매수인이 허가를 받기 위해 지출한 각종 비용은 매수인 부담으로 한다.” 잔금 기한은 계약일로부터 1년. 다만 그 이전에 허 가를 받으면 허가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잔금을 지급 하기로 했다. 매도인들은 매수인의 허가 추진을 돕기 위해 토지사용 승낙서 발급, 인감증명 제공 등 각종 민원 업무에 적극 협조하기로 약정했다. 김피고는 개발사업허가 조건부 계약이긴 했지만 만족스러운 거래였다고 했다. 위치가 썩 좋지 않아 정 리하고 싶던 토지였는데 마침 매수인이 나타난 것이 었다. 개발사업의 허가 진행 여부는 알기 어려웠지만, 잘 될 것이라 기대하며 시간이 흘렀다. 그렇게 잔금 기한 1년이 거의 다 되어갈 무렵인 2018년 5월경, 김피고는 ‘매매계약 해지 알림’이라는 제목의 내용증명을 받았 주민동의 없어 계약해제? 1년 동안 매수인은 뭘 했는가 열혈 박법의 민생사건부 법으로 본 세상 의뢰인은 폐기물사업 부지로 토지를 매수하려는 오원고와 2017년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서에 는 "매수인이 개발행위허가를 받지 못한 경우 매도 인은 계약금을 반환한다"는 특약 제5조가 포함되어 있었다. 매수인은 주민동의를 얻지 못해 사업을 중 단했고, 2018년 5월 특약 제5조를 근거로 계약해 제와 계약금 반환을 요구했다. 의뢰인은 이에 이의 를 제기하며 법무사를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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