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법무사 4월호

32 자기주식 취득과 소각은 기업이 창출한 성과를 주 주와 나누는 대표적인 방법이다. 회사가 자사 주식을 사들인 뒤 소각하면 남은 주식의 가치가 올라가기 때 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상장회사들은 주식을 사들 이는 데는 적극적이면서도, 정작 주주 가치를 높이는 소각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더 큰 문제는, 사들인 주식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지배구조를 유리하게 조정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2025년 한 해 동안 자 기주식 처분 공시만 647건에 달했는데, 유가증권시 장 245건, 코스닥시장 402건이다. 처분 방식을 보면 임직원 보상이 47.4%로 가장 많 고, 특정인·특정 회사에 넘기는 경우가 25.7%, 교환 사채 발행이 17.9% 순이었다. 모든 처분이 문제인 것 은 아니다. 임직원 보상 목적으로 활용하거나, 합병 대가로 신주 대신 자기주식을 교부하거나, 우리사주 조합에 출연해 적대적 인수합병에 대응하는 것은 주 주 가치를 해친다고 보기 어렵다. 문제는 최대주주 본인이나 그 가족, 계열사 등 특 수 관계인에게 자기주식을 처분하는 경우다. 특히 최 대주주의 자녀에게 처분한 경우는 경영권의 편법적 승계 수단이 될 수 있다. 처분 대상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공시한 사 례, 교환사채나 자기주식 교환을 통해 우호주주를 형 성한 사례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교환사채는 이후 교 환 가격이 조정되면서 실제로 넘어가는 주식 수가 늘 어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기존 법 체계에는 구조적 허점이 있었다. 주식을 취득하는 단계에서는 재원 규제와 절차를 엄격하게 요구하면서도, 처분 단계에서는 주주를 보호하는 장 치가 미흡했다. 주주 간 불공정한 부의 이전이나 지 배권 강화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러한 문제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제도 개 선 논의가 이어졌다. 경제계에서는 “처분 과정을 공 정하게 규율하는 것으로 충분한데, 굳이 소각 의무화 라는 강한 규제까지 필요하냐”는 비판도 나왔다. 그러나 자기주식을 장기간 보유하는 현상은 일시 적인 것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고착된 관행이었다. <표 1> 참조 결국 자기주식을 원칙적으로 소각하도록 하는 「상 법」 개정안이 마련되기에 이르렀다. 지난 2026년 2 황현영 한국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기업들의 자유로운 자기주식 활용, 종지부를 찍다 자사주 소각, 개정 「상법」의 쟁점과 과제 01 들어가며 - 자기주식 제도 개선의 필요성 이슈와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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