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법무사 7월호

69 2026. 7. July Vol. 709 다는 아니다. 혜원은 도시에 지쳤다. 끊임없는 경쟁 속에서 자 기를 증명해야 하는 곳. 인간은 많지만 내 사람은 없 는 곳. 지금의 혜원에게 도시는 얼마 남지 않은 나를 깎고 또 깎아 겨우 생존하는 정글이다. 오랜 도시살 이로 그녀의 자존감은 조그마해진 상태다. 작아진 혜원은 집에 돌아온다. 그녀를 다시 키워 줄 곳으로. 이후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부 지런히 요리하고 먹는 조용한 과정이다. 하지만 이 시간의 의미는 보이는 것 이상이다. 혜원은 단짝 친구들과 막걸리를 마시 고 예전 추억을 떠올린다. 이런 시간이 쌓이며 그녀는 자기가 어떤 아이였는지 기억해 낸다. 그녀는 또 음식을 하나하나 만들며, 그걸 만들어 주던 엄마의 빛나는 젊은 날을 기억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혜원은 정신없는 도 시에서 잊고 살았던 자신의 조각들을 하 나둘 되찾는다. 결국 이곳에서 혜원이 얻 는 것은 ‘회복’이다. 나고 자란 땅을 만지 고 그곳의 생명을 입에 넣으며, 그녀는 깎여나간 자신의 조각들을, 추억과 온기 를 되찾아 온전한 모습으로 돌아온다. 도 시에서 희미해진 송혜원은 고향의 사계 절을 겪으며 마침내 온전한 모습으로 이 곳에 귀환한다. 인상 깊은 장면이 있다. 학생 시절 혜 원은 엄마와 함께 마당에서 토마토를 먹 는다. 혜원의 엄마는 꼭지만 남은 토마토 를 바닥에 툭 던지며 말한다. “저렇게 던져 놔도 내년에 토마토가 열리더라. 신기해.” 비루한 노지에서도 햇볕을 듬뿍 받고 왕성하게 자라나는 토마토는 이 모녀의 생명력을 닮 았다. 이 열매를 다시 맛보고, 엄마와의 대화를 기억 해 냈으니 이제 혜원은 어디서든 잘 해낼 수 있을 것 이다. 이 영화는 (상처 주는) 도시와 (힐링하는) 시골로 공간을 양분한다. 하지만 이것은 상징적인 구분일 뿐. 우리가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치유하 는 곳은 그 어디든 ‘시골’이자 ‘리틀 포레스트’다. 어쩌면 이 영화가 정말로 하고픈 말은 그것일지 도 모르겠다. 회복할 수 있는 당신만의 작은 숲을 찾 으라고. 이미 어른이 된 우리도 때때로 다시 자라날 필요가 있으니. 모든 작물이 무럭무럭 자라나는 이 여름, 우리는 회복의 숲에서 다시 만날 것이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치유하는 곳 12가지 마음에 건네는 영화 처방전 슬기로운 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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