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법무사 7월호

68 MOVIE 12가지 마음에 건네는 영화 처방전 PRESCRIPTION 도시 생활에 너무 지쳐 있을 때, 「리틀 포레스트」 당신만의 작은 숲 영화평론가 한때 ‘시골살이’에 대한 로망이 돌림노래처럼 퍼 진 적이 있다. 제주 한 달 살기, 주말농장, 촌캉스… 이 단어들의 맥락은 조금씩 다르지만, 바쁜 도심을 벗어나 자연에 가까운 삶을 맛보고 싶다는 소망만은 똑같이 배어 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2018)는 그런 시대적 공기 를 머금고 태어났다. 주인공 ‘혜원(김태리 분)’은 어 느 날 불현듯 편의점 도시락 따위로 채워지지 않는 허기를 달래고자 고향 시골에 내려간다. 이곳에서 직접 키운 작물로 쓱싹쓱싹 요리하고 맛있게 먹는 것이 영화의 전부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끊임없이 힐링물로 회자되며 오랫동안 사랑을 받는 데는 이유가 있다. 영화는 척 박한 도시의 삶에 지쳐 어디로든 숨고 싶은 인간을 따스하게 품어 부지런히 먹이고 재운다. 할머니의 시골 방에서 느껴지는 편안하고 건강한 온기가 이곳 에 녹아있다. 그 얘기를 해보려 한다. 아래부터 「리틀 포레스 트」에 관한 스포일러가 있다. 이 영화의 원작은 일본에서 2002~2005년에 연 재된 동명의 만화다. 이후 2015년 일본판 영화로도 나왔다. 한국판과 일본판 영화를 비교하면 꽤 많은 차이가 있다. 먼저 등장하는 음식이 약간 다르다. 한국판은 콩 국수와 떡볶이, 일본판은 낫토 떡과 미소 주먹밥을 다루는 등 각 지역의 향취가 묻은 음식이 등장한다. 물론 곶감과 밤 조림 등 일치하는 음식도 있다. 다음으로 정서가 다르다. 이 부분이 중요하다. 원 작에 가까운 일본판은 작은 시골 마을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곳에는 ‘이치코(하시모토 아이 분)’가 살고 있다. 여기에는 별다른 사연이 없다. 그녀는 능숙하게 할 일을 한다. 농사짓고 밥을 짓 는다. 이런 하루하루를 관통하는 정서가 있다. 내 힘 으로 빚은 나의 밥상.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하나 정 성스레 꾸려낸 나만의 요리에는 싱그러움과 편안함 이 깃든다. 한편, 한국판의 정서는 완전히 다르다. 이 영화는 실패에서 시작한다. 혜원은 시험에 떨어졌고, 정성 스레 도시락을 차려준 남자 친구는 “부담스럽다”고 뒷담화를 하며, 그녀의 작은 자취방도 위안이 되지 못한다. 짓궂은 고향 친구 은숙(진기주)은 “시험 떨어지 시고, 남친은 (시험에) 붙고. 으이구, 자존심 상해서 잠수 타고 여기로 왔네”라며 폐부를 찌르지만 그게 한국판과 일본판, 같은 이야기 다른 정서 홍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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