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 2026. 7. July Vol. 709 도 안 되는’처럼, 같은 동사구가 다른 상황을 같이 받 아 쓸 경우에만 생략하여 공통분모로 삼는 것이 가능 하다. 이런 오류는 사람이 쓸 때도 흔하지만, 요즘 AI 생성 문장에서 특히 눈에 띈다. ‘나는 그 사람의 지식보다는 인품을 중요시 여긴 다’라는 식의 표현이 너무 많다. ‘중요시(重要視)’라 는 표현 자체가 ‘볼 시’ 자를 써서 중요하게 여긴다는 뜻이다. ‘중요시하다’ 또는 ‘중요하게 여기다’라는 표 현이면 족하다. 어느 날 친구가 “이따 볼가?” 하고 톡으로 묻길래 실소가 터졌다. 충분히 혼동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내 생각에는 “생각해 볼게”의 ‘게’에 준해, 된소리 (경음)로 발음되는 ‘까’도 ‘가’라고 적는 것이 맞으리 라고 무의식적으로 여겼기 때문일 거다. 10년쯤 전 필자가 속해 있는 극단 ‘작은신화’의 공 연 제목도 “곁에 있어 드릴게”였다. “… 드릴께”가 아 니라. 정리하자면, 무엇을 할까, 말까 하고 묻는 경우 는 ‘까’, 어떻게 해 주겠다고 결심하는 경우에는 ‘게’ 를 쓰는 것이 맞다. 요즘 뉴스나 정치 평론 프로그램, 관련 유튜브 채널 등에서 논평을 할 때 출연자가 “제가 봤을 때 는…”이라고 말하는 걸 자주 듣는다. 틀렸다기보다 는, 이런 표현이 너무 많이 쓰이고 있는 것 같다. 영어로 “When I saw(see) it…”을 번역한 느낌이 나는데, 다른 말로는 “In my opinion…”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다시 말해 ‘내 의견은 이렇다’는 의미 이다. 그런데 ‘제가 봤을 때(에)는’이라고 해 버리면, ‘나중 또는 지금이 아니라 과거에 봤을 그때’라는 과 거 시점의 뉘앙스가 실려 버린다. 차라리 ‘제가 볼 때는’이나 ‘제가 보기에는’이라는 식으로 숙고(熟考)의 측면을 살려주는 것이 어떨까? “내가 볼 때는”, 이 표현으로 바꿔 쓸 만하다. 독서토론 카페 등에서도 책 정보를 제대로 표기하 는 사람이 드문데, 학술적 글쓰기가 훈련되지 않아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지난 호에서 말한 것처럼 키보드 로는 칠 수 없는, 한글 프로그램의 특수문자를 써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다. 예를 들어 지금 필자가 읽고 있는 해나 아렌트의 『공화국의 위기』의 문헌명을 제대로 적는다면, “해 나 아렌트(Hannah Arendt)(김선욱 옮김), 『공화국 의 위기』 (한길사, 2011)”이다. 특정 출판사의 경우 이중꺽쇠로 『 』 대신에 《 》를 쓰기도 하지만, 현재 국내 표준(국립국어원·학술지)은 《 》보다 『 』를 권 장한다. 한 권의 책이 아니라 그 책 안의 한 편을 이루는 논문이라면 이중이 아닌 꺽쇠로 적어서 「폭력론」이 라고 표기하면 된다. 물론, 저자나 출판사 편집부에서 별도의 일관된 서지 정보 표기지침을 정했다면, 위에 준해서 적되 꺽쇠 대신 따옴표를 쓰거나 역자명을 뒤로 빼는 등의 재배치는 가능하겠다. 그리고 문학작품의 경우는(책이 아니라 시 한 편 일 때 등) 그냥 작가명과 따옴표 처리한 제목을 적을 수도 있겠다. “제가 봤을 때는”, 과거에만 그렇게 본 거야? “까”와 “게” 바람직한 ‘책 정보’ 표기법 법률가의 바른 글쓰기 슬기로운 문화생활 ‘중요시 여긴다’의 중복 의미
RkJQdWJsaXNoZXIy ODExN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