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법무사 7월호

82 편집위원회 레터 이제 해가 진 저녁에도 제법 더운, 부정할 수 없는 완 연한 여름이 되었다. 특히 몇 년 전인 2018년의 여름은 기록적인 더위에 관한 뉴스가 연일 오르내릴 정도로 무 더웠다. 하지만 나는 2018년의 여름이 얼마나 더웠는 지 사실 잘 모른다. 독서실과 집에만 있었기 때문이다. 2차 기득권 시험(1차 시험에 합격한 이듬해의 2차 시험)에 떨어진 후 ‘법무사’라고 쓰인 책은 모조리 버리 고 취업을 하여 일을 시작했다. 그러나 애매한 나이와 확실한 공백을 가진 내가 갈 만한 곳의 업무환경은 썩 좋지 않았다. 녹록지 않은 현실과 마주하며 지내다 부랴부랴 2018년 4월, 다시 법무사 시험을 준비하기로 마음먹었 다. 6월에 있는 1차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그간 모은 돈 을 탈탈 털어 수험서를 구입하고 독서실을 등록했다. 어렵게 모은 작고 소중한 돈으로, 그것도 이미 포기했 던 공부를 다시 시작하려니 정신이 바짝 차려졌다. 그해 1차 시험에 합격하여 곧바로 9월에 있는 2차 시험을 준비하였다. 할 수 있는 만큼의 최선 을 다하고 시험을 보았지만 결국 둘째 날 시 험을 엉망으로 치르고 말았다. 도저히 합격할 수 없다는 절망감에 1교시 답안지를 낸 직후에 가방을 싸서 나오고 싶 었으나 고양 사법연수원까지 함께 와 준 엄 마에게 면목이 없어 차마 그럴 수 없었다. 사 실 그럴 용기도 없었다. 그저 점심시간에 전 화를 걸어 대뜸 “나 시험 망했으니까 기대도 하지 마”라 고 울며 얘기하는 소심하고도 못난 딸이었다. 무더웠던 2018년의 여름은, 나에게는 땀보다는 눈 물로 기억된다. 시험 중에도, 시험이 끝나고도, 그리고 집으로 내려가는 버스 안에서도 내내 울기만 했다. 그렇게 이틀 정도 울고, 사흘 정도 쉰 다음 나는 아르 바이트 앱 세 개를 돌려 보며 매일 단기 아르바이트를 찾아 합격자 발표 전까지 빼곡하게 스케줄을 잡았다. 몸이 피곤한 일을 위주로 찾았는데, 이는 돈을 벌 목적 보다는 소득 없는 잡념에서 벗어나기 위함이었다. 어제까지 마트에서 영암 고구마를 팔다가 천연덕스 럽게 유니폼을 입고 입주 전 하자보수 신청 동행 일을 하고, 며칠 뒤에는 농기계 박람회에서 농약 교반기 시 연행사를 하고, 또 금산 인삼과 일본 캔맥주, 필리핀 바 나나를 팔았다. 늘 그 일을 해 오던 사람처럼 행동하는 뻔뻔한 내 모 습이 좋은 의미로 우스웠다. 그야말로 매일이 종횡무 진, 신출귀몰이었다. 그리고 그해 겨울, 합격자 명단 속 내 이름이 오빠에 의해 발견되었다. 합격한 것이다. 현재 8년 차 법무사이자 법무사 수 험학원 강사로서 지내오며 초라했던 울 보 올챙이 시절을 잊은 개구리 법무사 로 살진 않았나 돌아보게 되는 여름이 다. 개굴개굴. 그해 여름 김지안 법무사(서울동부회) · 본지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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