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법무사 1월호

재개발 영업보상 나올때까지소송을끌어달라 나는 일단 벌어진 일은 안타깝지만 어떻게든 임차 인을 도울 방법을 고민해 봤다. 소송에는 ‘요건사실’이라 는 것이 있다. 법관이 사실관계를 법리에 적용하는 매뉴 얼에 해당한다. 이 사안의 경우 임차인이 차임을 3기 이 상 연체한 사실은 계약해지의 요건사실에 해당되므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8), 반드시 판단의 기 초가 될 수밖에 없다. 즉, 이대로라면 패소가 자명하다는 것인데, 이 같은 난처한 사정을 설명하자 임차인은 어차피 재개발로 영 업은 못 하게 될 것이니 재개발 영업보상이 나올 때까지 만 소송을 끌어달라고 부탁했다. 결국 이 사건은 임대인 이나 임차인이나 양쪽 모두 재개발보상을 앞두고 상가 점포를 누가 먼저 차지하느냐가 관건이었다. 한편으로는 딱하기도 하고 한심한 면도 있었지만, 어쨌거나 임차인 쪽 의뢰를 받은 이상 임차인의 이익을 위해 법리 공방을 이어갈 만한 쟁점 사실을 부각시켜 시 간을 벌어보기로 했다. 나는 임차인의 답변서를 통해 다 음과 같이 포문을 열었는데, ①계약해지의 효력이 발생 하지 않았다는 점, ②차임의 이중 누적 계산은 위법하다 는 점, ③철거될 건물의 원상회복은 권리남용이라는 점 을 들었다. 첫 번째 항변은 원고가 소장에 붙여온 계약해지 내용증명이 피고에게 미배달된 사실을 우체국등기번호 를 통해 확인하여, 의사표시의 도달주의를 취하는 「민 법」 제543조제1항 및 민법 제111조제1항에 따라 계약이 해지되지 않았으므로 임대차 목적물의 원상회복과 인도 를 구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항변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1조제 1항에서는 ‘차임 또는 보증금’이라고 규정되어 있으므로 차임이나 보증금 둘 중 하나만 인상할 수 있는데도 원고 는 차임과 보증금, 둘을 다 인상해서 합산 증액한 것이 므로 법을 위반한 것이고, 경기변동으로 인한 차임 증액 사유도 없다고 했다. 마지막 항변은 원고의 동의를 얻어서 설치했던 인 테리어를 모두 철거하고 4년 전 상태로 원상회복할 경 우, 피고는 사실상 영업보상을 못 받게 되고 원고는 재개 발로 어차피 철거될 건물에 원상회복을 한들 아무런 이 득이 없는 것이므로 오로지 피고를 괴롭힐 목적의 권리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원고일부승소, 그러나임차인이원했던판결 이 사건은 2016.1.8. 원고가 접수한 소장이 2016.1. 27. 피고에게 송달된 이후, 2016.2.8. 피고의 답변서를 시 작으로 앞서 본 세 가지 쟁점 사실에 대해 치열한 서면 공방이 이어졌다. 피고의 첫 번째 항변에 대해 원고는, 소장에 해지 사유를 청구원인으로 적었으므로 피고가 소장 부본을 받음으로써 해지의사 표시가 도달된 것이라고 반박했 20 법으로본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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