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법무사 1월호

의 실현을 위한 길고 지속적인 여정을 의미한다. 개념을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우리의 일상에서, 그리고 우리 가 사는 사회와 세계에서 어떻게 폭력을 줄이거나 없애 고 평화를 점진적으로 실현시켜 나갈 것이냐다. 그러기 위해 주목해야 하는 것은 ‘관계’다. 폭력과 평화 모두 관계의 문제다. 인간 사회에는 개인, 집단, 국 가 사이 관계 등 다양한 관계가 존재한다. 그런 관계 안 에서 폭력이 발생하고 평화가 성취된다. 평화의 실현을 위해서는 관계에 폭력이 없어야, 다 시 말해 관계가 평화로워야 한다. 폭력적 관계를 평화적 관계로 바꿔야 평화로운 삶과 사회가 가능해진다. 폭력 적 관계는 힘에 의존해 유지되는 관계를 말한다. 그런 관 계는 건강하지 않고 항상 불안하다. 피해자를 만들고 결 국 관계를 파괴한다. 폭력적 관계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찾을 수 있다. 가족 구성원 사이, 동료 사이, 친구 사이, 선후배 사이 등 가까운 사이에도 존재한다. 한쪽은 힘의 우위를 이용해 자기가 원하는 것을 충족하고, 다른 쪽은 힘의 열세로 공격과 강요를 수용한다. 그것은 곧 폭력의 가해와 피해 를 의미한다. 폭력적 관계는 집단이나 국가 사이에도 존재한다. 대다수 한국인과 외국인 노동자들 사이에는 상호 존중 이나 신뢰가 아닌 토착민과 이방인, 그리고 사회 주류와 비주류로 힘에 의존하는 관계가 형성돼 있다. 그렇게 힘 에 의존해 규정된 관계는 부당한 대우와 억울한 피해라 는 폭력의 가해와 피해로 나타나곤 한다. 한국과 미국 사이에는 각각 주권을 가진 국가임에 도 불구하고 정치적, 군사적, 경제적 힘의 차이에 의존하 는 관계가 고착돼 있다. 그 결과는 미국의 과도한 주한미 군 주둔비 요구와 한국의 울며 겨자먹기식의 합의, 그리 고 미국의 과도한 남북관계 개입과 한국의 눈치 보기 및 정책 실행의 어려움 등으로 나타난다. 많은 빈곤국 및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사이에도 비 슷한 힘의 관계가 형성돼 있다. 그런 폭력적 관계는 사회 와 개인에게 피해를 입힌다. 개인, 집단, 국가 사이의 힘 에 의존한 관계를 해체하지 않으면 평화적 관계는 만들 어지지 않고 평화는 실현되지 않는다. 적극적평화의성취, 이상일뿐? 평화를 얘기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래서 어떻게 평화적 관계를 만들고 평화를 실현해 나갈 것이냐다. 어 떤 사람은 평화의 성취는 이상일 뿐, 현실성이 없다고 말 한다. 특별히 적극적 평화의 실현, 다시 말해 완전히 평 화로운 삶과 사회의 실현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이해할 수 있는 말이다. 그러나 평화롭지 않고 폭력이 만연한 개인의 삶과 사회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평화로운 삶과 사회를 고민 해야 한다. 폭력에 대한 민감성을 높이고 평화로운 삶과 사회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각자 주변의 폭력을 줄일 수 있다. 생각이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 다. 폭력의 감소는 개인과 사회의 삶에 큰 변화를 만든 다. 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줄고, 사회의 폭력 수준 도 낮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살기 좋은 사 회’라고 부르는 곳은 바로 그런 사회다. 평화를 이해하는 사람이 많은 사회, 평화와 폭력에 민감한 사람이 많은 사회, 그리고 평화의 성취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많은 사회다. 그런 사회는 세계 평화에도 기여한다. 결국 개인과 집단의 삶은 물론 사회와 세계에서 평화의 실현은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민감해지고 노 력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리고 평화의 완전한 실현에 가 까이 다가간 사회와 거기에서 여전히 멀리 떨어져 있는 사회는 다를 수밖에 없다. 평화의 수준이 삶의 질을 결 정한다. 법으로본세상 29 세계의평화우리의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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