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법무사 1월호

2080 MBC 『대학가요제』에서 밴드 ‘무한궤도’의 리 드 싱어로 대중과 처음 만났다. 본선에 진출한 16개 팀 중 가장 마지막으 로 무대에 오른 무한궤도는 이전 참가자들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신선한 음악으로 단번에 관중 과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무한궤도의 노래 「그대에게」는 행진곡을 떠올리게 하는 신시사이저 연주를 앞세워 초반 부터 웅장함을 나타냈다. 몇 초 뒤 속도를 올려 빠르게 나아갈 때에는 신해철의 후련한 보컬 애 드리브로 상쾌함을 더했다. 마무리는 발라드풍 으로 꾸며서 독특함도 갖췄다. 무한궤도는 신해 철이만든 「그대에게」로그날대상을거머쥐었다. 30년이지난지금도축제곡·응원가로두루사랑 신해철에게 『대학가요제』 대상 수상은 설 욕의 승리라 할 만했다. 신해철은 같은 해 여름, ‘아기천사’라는 그룹으로 MBC 『강변가요제』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최종 예선에서 떨어지며 고배를 맛보고 만다. 신해철이 작사하고, 원경이 작곡한 록 발라드 「기다림은 사랑의 시작이야」 는심사위원들의마음을충분히흔들지못했다. 이후 『대학가요제』 참가 지원서를 제출한 신해철은 심사위원들에게 충격을 안길 수 있는 곡을 쓰기로 마음먹는다. 그래서 여러 대의 신 시사이저를 이용해 성대하고 화려한 전주를 완 성했다. 또한 그해 열린 『강변가요제』에서 이상은 의 「담다디」가 참가자들 사이에서 우승 후보로 점쳐지던 이상우의 「슬픈 그림 같은 사랑」을 제 치고 대상을 받는 광경을 보면서 신나는 곡이 좋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패배의 쓰라린 기억, 전략적 연구가 「그대에게」의 산파가 됐다. 계획은 선명했지만 제작 환경은 그리 좋지 music 않았다. 평소 신해철의 아버지는 집에 있는 악 기를 내다 버릴 정도로 아들이 음악을 하는 것 을 싫어했다. 신해철은 아버지한테 들키지 않으 려고 자신의 방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멜로디 언을 불면서 곡을 지었다. 음악에 대한 열정은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는 동력이 됐다. 1988년에 탄생한 「그대에게」는 3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흥겨 운 분위기, 충만한 원기 덕에 축제 배경음악, 운 동경기의 응원가로 두루 쓰인다. 젊은 세대도 익히 알 정도다. 오랜 세월 여기저기서 꾸준히 울림으로써 「그대에게」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명곡 대열에 들었다.​ 결과적으로 보면 신해철의 『강변가요제』 탈락은 본인에게, 음악 팬들에게 오히려 잘된 일 이 아닐까 싶다. 당시 그룹 ‘아기천사’로 불렀던 노래는 1990년에 출시된 신해철의 솔로 데뷔 음 반에 다른 제목으로 수록돼 큰 인기를 얻었다. 그노래가바로 「슬픈표정하지말아요」다. 이 노래의 전주는 「그대에게」의 엔딩 멜로 디로 사용되기도 했다. 강변가요제에서 입상해 가수로 데뷔했다면 「그대에게」는 만들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실패 뒤에 많은 이에게 길 이 기억되는 명곡이 탄생했다. 세대유전 2080 명곡 슬기로운문화생활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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