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법무사 3월호

를 인정해주는 곳도 있고, 않는 곳도 있습니다. 어차피 변제기간이 동일하다면, 변제 개시일을 회생 개시 결정 일로 옮겨주는 것이 더 좋지 않나 생각합니다.” 개인회생사건 1호신청법무사 열변을 토하는 서 법무사를 보고 있자니, 요즘 말 로 ‘이 사람, 찐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심으로 제도 의 발전을 바라고, 채무자의 편에서 사회적 복귀를 돕고 자 하는 열정이 느껴졌다. 또, 20년 가까이 제도를 이용해온 법무사로서 누 구보다 제도의 문제와 보완점에 대해 잘 알고, 그에 대한 개선책을 주장하는 소명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 아는 사람은 익히 아는 사실이지만, 서 법무사는 2003년 제12회 법무사시험 최연소 합격자다. 대학을 졸 업하기도 전, 스물네 살 꽃다운 나이에 법무사가 되어 1 년 남짓 지났을 때, 무슨 운명인지 막 도입된 개인회생제 도와 인연을 맺었다. 그 결과가 바로 ‘제1호 개인회생신 청사건’ 법무사라는 역사적인 기록이다. “그때는 회생사건이 정말로 수임될 수 있을지 걱정 이 많았습니다. 이미 시행되고 있던 파산제도에 대한 사 회적 인식이 좋지 않았고, 경제적으로 힘든 의뢰인을 대 상으로 얼마의 수임료를 받아야 하고, 또 받을 수는 있 을지, 개인채무를 제도적으로 탕감해주는 것에 대한 부 정적인 사회 인식 때문에 과연 고객들이 찾아올지 등등 고민이 많았어요.” 하지만 무엇보다 채무로 고통받는 분들이 법에 기 대어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제도의 취지가 좋았단다. 또, ‘파산’이라는 용어에 비해 ‘회생’은 다시 살아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 어감도 좋았다. 그래서 한편으로 기 대감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처음 시행되는 제도다 보니 연구도 많이 했지만, 법원이나 언론에서도 관심이 많아 자료나 정보에 대한 도움도 많이 받았죠. 그렇게 알게 된 정보를 나누고 회 생제도의 실효를 위해 강의나 설명회도 많이 했습니다. 그랬더니 소문을 듣고 고객들이 하나둘 찾아오기 시작 하더군요.” 제도는 만든다고 능사가 아니라 어떻게 실효성 있 게 운영되는가가 관건이다. 아무리 좋은 제도도 쓰이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인가. 그런 점에서 현재의 개인회생 제도는 서 법무사와 같이 제도의 실효를 위한 기반을 닦 고 그를 바탕으로 실질적으로 이용해온 법무사들이 꽃 피운 제도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럼에도 2020년에서야 법 무사의 대리권이 명문화되었다니, 통탄할 일이다. 대리권, 지키는것이더중요하다 “대리권이 생기고부터는 변호사가 아니라는 불안 을 가진 의뢰인에게 구구절절 설명해야 하는 불편함도 없어지고, 포괄대리가 인정되어 매번 위임장을 써야 하 는 번거로움이 없어져 그만큼 일에 집중할 수도 있고, 의 뢰인들에게도 많이 편리해졌습니다. 그런데 저는 대리권을 인정받기 위해 노력한 만큼 이나 이를 지키고자 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가 끔 개인회생 업무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여기로 왔다는 의뢰인들이 있어요. 업무를 진행할 수 없는 사정이라면 상담만이라도 해주거나, 다른 법무사를 소개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개 인회생사건이 법무사의 업무라는 점에 의뢰인들이 의구 심을 갖지 않도록 말이죠.” 서 법무사는 또, 사무장이 개인회생 업무 전체를 처 리하도록 하거나 의뢰인에게 손해를 끼칠 수 있는 과도한 회생계획안을제출하는일은없어야한다고강조한다. “이런 일들이 쌓이다 보면 법무사업계 전체의 신뢰 에 타격을 입힐 수 있잖아요. 사건을 유치하는 것도 중요 하지만, 의뢰인 한 분 한 분에게 집중해 그들이 어려움 을 헤쳐 나가는 데 도움을 주고, 그러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공부하는 법무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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