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법무사 7월호

을 해두라고 했다. “법무사님 직감이 맞았습니다. 두 명 모두 금시초 문이라고 하더라고요.” 며칠 후 흥분한 의뢰인이 가져온 녹음파일을 들어 보니 기사들은 사실확인서가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사인했고, 애초 퇴직금 분할약정 같은 건 없었으며, 심지 어 분할약정이 뭐냐고 외려 반문하기까지 했다. 통장에 찍힌 총액이 월급으로 정한 금액과 맞으니 그냥 조용히 있었고, 사실확인서도 사업주가 사인을 부 탁해 어쩔 수 없이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피고 측은 지급명령 신청에 대해 근로계약 시 퇴직금분할 약정을 했고, 매월 약정대로 퇴직금 명 목으로 지금까지 총 1,260만 원을 지급했으며, “퇴직금 분할 약정은 원칙적으로 무효이나 무효인 약정에 기하 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은 부당이득에 해당하며, 퇴직금 채권의 1/2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상계가 허용된 다”는 대법원 판례(2010.5.20.선고 2007다90760판결) 를 인용해 1/2은 상계항변을, 1/2은 부당이득의 반소로 청구하겠다는 답변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이미 이와 유사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사 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약정이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 을 면탈하기 위해 퇴직금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 인 경우에는 부당이득반환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 (2012.10.11.선고 2010다95147판결)한 바 있다. 나는위판례를인용해준비서면을작성하기시작했 다. 사업자 측이 언급한 부당이득의 법리는 “실질적인 퇴 직금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적용되는 것”인 데, “이 사건에서는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약정은 물론, 퇴 직금에 대한 언급 자체가 전혀 없었고, 2010년도에 이미 대법원이 퇴직금분할 약정을 무효로 하였는데도 불구하 고이런형식과논리를내세우는것은퇴직금면탈의탈법 적의도로밖에볼수없다”고강하게피고측을압박했다. 의뢰인은 피고 측이 제출한 급여명세서를 단 한 번 도 받아본 적이 없었다. 다른 기사들도 마찬가지였다. 사 실확인서 제출 당사자들도 이미 증거가치로서의 신빙성 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었다. 2020.9.16. 나는 의뢰인(원고)을 사업주(피고)에게 처음 소개했던 동료기사의 사실확인서를 포함한 2명의 사실확인서(월 급여 330만 원 책정 사실, 퇴직금분할 약 정이 전혀 없었으며, 퇴직금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었 다는 내용)를 첨부하여, 원고의 청구를 인용해 달라는 준비서면을 제출했다. 의뢰인과 동료기사들의 녹음파일 녹취록은 첨부하 지 않았다. 녹음 대화의 범위를 모르게 해서 피고 측의 거짓말에 제동을 걸고,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피고측의사실확인서폭탄, 소액사건에서 “증인신청” 승부수 꽁무니에 불이 붙은 듯 피고 측은 준비서면을 받 자마자 바로 반소장을 제출했다. 내가 인용한 2010다 95147 판례는 이 사안에 적용할 내용이 아니며, 의뢰인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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