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법무사 9월호

각하라”, “의지를 다잡아봐라” 조언하곤 한다. 그렇지만 우울증은 엄연한 질환이다. 감정과 사고를 조절하는 뇌 의 기능에 변화를 일으킨다. 우울해하는 사람에게 “긍정적으로 생각해봐!”라고 조언하는 건, 팔을 다친 사람에게 “아프지 않다고 생각 해봐!”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서은국, 2014). 실제로 우울증이 사고방식에 어떠한 영향을 미 치는지 살펴본 연구가 있다(Nolen-Hoeksema & Morrow, 1993). 이 연구는 우울증을 앓고 있는 집단과 우울증을 앓고 있지 않은 집단에게 8분 동안 본인의 현 재 감정과 성격에 대해서 반추하게끔 지시했다. 실제로 우울증을 앓고 있지 않은 집단에서는 반추 후 우울 수준이 떨어졌음을 아래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우울증을 앓고 있는 집단은 반추 후에 오 히려 그 전보다 훨씬 더 높아진 우울 수준을 보고했다. 우울한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부정적인 정서 상태 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불안과 슬픔이 반추를 통해 되새 김질 되며 더 악화되는 역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누구나 조금씩은 기분이 가라앉을 때가 있다. 회사 일이 잘 안 풀렸거나, 가족과 한바탕 싸웠거나, 하루 종 일 날씨가 우중충했거나…, 그러나 이러한 슬픔이 사라 지지 않고 계속 머물러 일상생활을 방해하기까지에 이 른다면, 우울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정신과 질환의 진단에 널리 쓰이는,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 『DSM-5』에서는 거의 매일 지속되는 우울 한 기분 또는 거의 하루 종일 일상활동에 대해 흥미나 즐거움이 뚜렷하게 저하됨을 2주 이상 경험한 것을 우 울증 진단의 필수 조건으로 삼고 있다. 이처럼 우울증은 만성적인 슬픔 또는 기분 저하를 전제로 하고 있어 대개는 무기력을 동반한다. 우울증 극 복에 가장 큰 장애물이 바로 이 무기력이다. 무기력해지 면, 평상시에는 쉽게 해내던 일들이 너무나 어렵게 느껴 진다. 『한낮의 우울』의 저자 앤드루 솔로몬은 우울증이 심했을 때, 전화기를 드는 그 단순한 행동조차 도저히 할 수가 없어 무려 네 시간이나 침대에 누워 시간을 흘 려보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무기력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하 는 나날이 계속되다 보면, 자신이 무능하고 쓸모없는 존 재로 느껴져 자책하게 된다. 우울은 더 깊어지고, 무기 력은 점점 심해진다. 어떻게 하면 이 끔찍한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그 답은 마음이 아니라 행동을 바꾸 는 데 있다. 우울증에대한오해부터풀어보자 우선 우울증에 대한 흔한 오해부터 풀어보자. 우울 증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보통은 “긍정적으로 생 행복의심리학 현장활용실무지식 <출처 : Nolen-Hoeksema & Morrow, 1993> ▶ 반추전후우울수준 우울집단 우울하지않은집단 6 5 4 3 2 1 0 우 울 수 준 : 반추전 : 반추후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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