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법무사 10월호

2080 방식이 움트고 있었다. 원더걸스(Wonder Girls)는 「Irony」로 이 유행의 선두에 섰고, 카라(KARA) 역시 데뷔곡 「Break It」에서 “Break it!”을 거듭함으로써 팬들 을 끌어당겼다. 이와 달리 「다시 만난 세계」는 기 승전결이 뚜렷했다. 그 점이 오히려 노래를 특별하게 만든다. 템 포가 빠른 편이지만 「다시 만난 세계」는 건반 연 주를 앞세워 서정성을 내보인다. 댄스음악임에도 발라드처럼 브리지를 둬서 부드러운 느낌도 냈 다. 이로써 브리지에서 후렴으로 넘어가는 구간 이 호흡을 가다듬었다가 다시 힘차게 치고 나가 는 광경을 연출했다. 마지막 후렴에서는 화음과 애드리브를 덧대 노래가 더욱 박력 있게 들린다. 끝부분 가사를 미완성으로 처리해 여운도 남긴 다. 남다른 댄스음악이었다. 반주 · 춤 · 가사모든것이싹싹한, 변화의성가 유행을 따르지 않았던 소녀시대는 의도 치 않게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했다. 같은 회사 의 보이 밴드 ‘슈퍼주니어(Super Junior)’와 함 께 대규모 아이돌의 시초가 된다. 열세 명으로 이뤄진 걸 그룹 ‘아이써틴(i-13)’이 있었지만, 대 부분 아이돌 그룹의 멤버 수는 네 명에서 여섯 명이었다. 소녀시대의 성공 이후 ‘세븐 사이즈 (Seven Size)’, ‘레인보우(Rainbow)’, ‘나인뮤지 스(9MUSES)’ 등 멤버가 일곱 명 이상인 걸그룹 이 속속 등장했다. 아이돌 그룹에게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춤 이다. 소녀시대는 격렬한 안무로 대중의 눈을 단 번에 사로잡았다. 걸그룹들은 댄스음악에서도 청순함을 부각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소녀시대는 하이킥을 넣었다. 동작 music 이 시원시원했을 뿐만 아니라 팔다리를 바쁘게 움직이고 돌기까지 하는데도 모든 멤버의 각이 일치하는 것도 일품이었다. 「다시 만난 세계」에 준비 기간만 1년을 들였을 만큼 소녀시대는 완성 도 높은 퍼포먼스에 신경을 썼다. 2016년, 「다시 만난 세계」에는 새로운 의미 가 부여된다. 당시 이화여자대학교는 직장인들 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을 결 정한다. 이에 학생들은 기존 전공과 비슷한 과목 을 개설하면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면서 설립 반 대 시위를 벌였다. 1,600여 명의 경찰이 투입돼 진압에 나설 때 농성하던 학생들은 「다시 만난 세계」를 불렀 다. “알 수 없는 미래와 벽, 바꾸지 않아 포기할 수 없어”, “이 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 이젠 안녕” 등의 시련을 극복하려는 가사가 「다시 만 난세계」를젊은세대의투쟁가로정착하게했다. 노래에는 힘이 있다. 아픔을 겪는 이를 위로 하기도 하며, 고된 일로 힘들어하는 이를 격려하 기도 한다. 가수들은 자신의 노래가 그렇게 누군 가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경쾌함으로 대중에게 즐거움을 안긴 「다시 만난 세계」가 세월이 지나면서 이제는 희망과 변 화의 성가로 자리 잡았다. 반주, 춤, 가사 모든 것 이 씩씩했던 덕분이다. 세대유전 2080 명곡 슬기로운문화생활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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