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법무사 11월호

히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며 사건을 맡아달 라고 했다. 나는 압류·추심명령 해제 사건을 처리해 주기로 하 고, 그간 어찌 살았는지 K씨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 었는데, 그는 여전히 도박판에서 생활하며, 지난 소송의 원고를 종종 만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제는 자신에게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며 뭔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더 이상 꽁지돈을 받지 못하니 도박하기가 불편하다는 얘기일 것이다. 채권자 입장에서는 빌려준 돈을 재판을 통해서라 도 받으려 했으나, 그것이 여의치 않았으니 더 이상 돈을 빌려줄 이유는 없는 것이다. K씨를 보내고, 지난 청구이의의소 판결문과 송달 증명, 확정증명을 발급받았다. 그리고 채무자, 제3채무자 각 1회분에 해당하는 송달료를 납부하고, ‘청구이의의소 확정에 따른 압류 및 추심 해제 및 취소신청’을 하였다. 그 내용에 청구이의의 소 판결문이 「민사집행법」 제49조제1호에 해당하는 서류라는 사실과 「민사집행 법」 제50조에 따라 집행을 취소하여야 한다는 취지를 적었다. 이러한 취지를 기술한 것은, 법원 실무상 제출서류 에 그 법적 효과를 발생시키는 근거를 명백하게 밝혀 주 기를 원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기록상 무슨 근거에 의해 어떠한 행위를 했다는 것 이 명백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보이고, 이는 업무처리에 있어 불필요한 논쟁을 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타 당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서류제출 며칠 후,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사건의 사 건 진행 내역을 검색해 보니 제3채무자들에게 “취소결 정 송달”이라는 표시가 뜨고, 송달일도 기록되어 있었 다. 이로써 K씨와 관련해 수임한 사건의 모든 절차가 종 료되었음을 확인하였다. 도박채권보다벗어나기어려운도박 이후 필자는 K씨를 다시 본 적은 없었다. 그가 지 금쯤은 도박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여전히 도박판을 전전하고 있는지 알 수는 없다. 확실한 것은 그 세계에서 K가 소송으로 도박채권 에서 벗어났다는 소문이 났을 테니, 기존 도박장이든 다 른 도박장이든 더 이상은 속칭 꽁지돈을 빌려 도박을 할 수 없을 거란 사실이다. 아마도 K씨 사건을 계기로, 법으로는 ‘도박채권’ 문 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확실히 알았을 것이다. 그 점은 법무사로서 보람을 느낄만한 일이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K씨의 삶은 나아졌을까? 법무사가 법적 절차로 도박채권에서 벗어나게 해 줄 수는 있지만, 도박에서 벗어나 사회로 복귀하는 것은 온전히 당사자의 몫이다. 이제는 K씨가 도박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기를 바란다. 15 열혈법무사의민생사건부 법으로본세상

RkJQdWJsaXNoZXIy ODExN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