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법무사 11월호

세대유전 2080 명곡 한동윤 대중음악평론가 브라운아이즈(Brown Eyes)의 「벌써일년」 2001년 여름, 가요계는 ‘얼굴 없는 가수’ 의 맹위로 또 한 번 뜨거웠다. 남성 듀오 ‘브라 운 아이즈(Brown Eyes)’는 방송 활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데뷔 한 달 만에 지상파 음악 프로 그램 1위 후보에 올랐다. 그들의 데뷔곡 「벌써 일 년」은 출시된 지 얼마 안 돼 빠르게 소문을 타고 거리 곳곳의 스 피커를 장악했으며, 이내 라디오 전파까지 휩쓸 었다. 조성모, 김범수에 이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성공을 거둔 경우였기에 대중과 매체의 관심은 더욱 컸다. 가요스러운느낌에컨템퍼러리 R&B 표현가미, ‘한국형 R&B’ 탄생 히트의 배경에는 익숙한 요소와 남다른 구조가 함께 자리한다. 「벌써 일 년」은 헤어진 연인을 그리워하는 노랫말 로 애잔한 분위기를 풍겼다. 이별이 소재가 되는 발라드에서 흔히 마주 하는 내용이다. 화자의 심경을 대변 하는, 간절함이 묻어나는 가창 또한 수많은발라드노래가공유하는어법중하나다. 하지만 「벌써 일 년」은 반주가 정적인 여느 발라드와 달리 어느 정도 리듬감이 있는 템포로 진행됐다. 발라드 같지 않은 발라드였다. 이로써 친숙성과신선함을동시에내보일수있었다. 명확하게 대비되는 두 멤버의 연출과 풀 이는 「벌써 일 년」이 특별한 의미를 갖게끔 했 다. 작곡과 편곡을 담당한 윤건은 어쿠스틱 기 타, 피아노, 신스 스트링을 들임으로써 일반적 인 발라드 반주의 모양을 냈다. 반면에 나얼은 R&B에 기초를 둔 보컬을 선보였다. 1절 후렴이 끝난 뒤에 아주 옅게 추가 하는 애드리브, 브리지 후의 후렴과 최종 후렴 이 겹치는 부분에서 하는 비브라토와 음을 높 여 부르는 가창이 나얼의 음악적 뿌리를 일러 준다. 한국 사람만이 아는 특유의 ‘가요스러운’ 느낌을 지닌 곡에 컨 템퍼러리 R&B의 표현이 가미됐음 에도 이질감은 전혀 감지되지 않 았다. 오히려 친근하면서도 멋스러 웠다. 이런 연유로 「벌써 일 년」을 두고 음악 팬들 사이에서는 ‘한국 발라드같지않은발라드, ‘한국형 R&B’의탄생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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