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법무사 12월호

속칭 ‘기획부동산’에 관한 언론보도를 심심치 않게 접하게된다. 개발이어렵거나사실상개발이불가능한땅 을 곧 개발될 것처럼 속여 실제 공시지가로는 평당 몇백 원에 불과한 땅을 1만 원이 넘게 매매하기도 하고, 1필지 부동산의소유자가수백명에이르는경우도발생한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가 언론에 보도되며 사회적 이 슈가 되자, 더욱 교묘한 방법으로 진화한 기획부동산들 이 등장했다. 일명 ‘기업형 기획부동산’이다. 이들은 「상 법」 상 자본금의 제한이 없는 점을 이용해 개인의 책임 을 피할 수 있는 ‘법인’을 설립한 후, 토지를 매입해 10여 명 정도의 투자자들에게 공유지분으로 매각하는 수법 으로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했다. 필자의 사무실에도 이들 기업형 기획부동산에 피 해를 입고 방문한 의뢰인들이 다수 있었는데, 고칠순 할 머니도 그들 중 하나였다. 10년전 부동산권유로 산땅, 아직도소유권이전을안해줘요 봄볕이 따사로운 지난 3월의 어느 날, 고칠순 할 머니는 10여 년 전 매입한 토지의 소유권 이전을 아직 도 못 하고 있다며 매매계약서를 들고 사무소를 찾아왔 다. 계약서를 보니 계약일자는 2012.4.25., 잔금일자는 2012.4.30.로 되어 있었고, 토지 소재지는 ‘평창군 진부 면’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평창군 진부면이라면 2018년 동계올림픽을 호재 로, 기획부동산들이 대대적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으 던 지역이었다. 순간 할머니가 기획부동산에 당한 것 아 닌가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10년 전에 가게를 운영하며 알게 된 부동산이 있 었는데, 개발계획이 있는 땅이 있다면서 좋은 기회니까 투자를 하라고 하더라고요. 땅값이 오르면 자녀들한테 도움을 주고 싶어서 3,400만 원을 주고 그 땅 100평을 샀어요.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5일 만에 잔금도 지급했 는데, 나는 당연히 소유권이전등기가 된 줄 알았지…, 그 런데 나중에 보니 등기가 안 되어 있는 거야.” 할머니는 깜짝 놀라서 소개한 부동산에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는데, 바로 등기가 될 거니까 걱정 말라고 해서 그 말을 믿고 기다렸으나, 1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까지 등기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할머니의 스토리가 꼼짝없이 필자의 짐작과 맞아떨어지고 있었다. “어르신, 그 토지의 다른 소유자나 관련된 사람들 과는 연락을 하고 있나요?” 할머니는 모두가 연락 두절 상태여서 전혀 아는 사 람이 없다고 했다. 서둘러 토지 등기사항전부증명서(등기 부등본)를 발급받아 확인했다. 토지의 면적은 3,160㎡, 공유자는 법인(1)과 개인(6)을 포함해 모두 7명이었다. 할 머니의 매매계약서상 매도인(소유자)인 법인의 소유로 남 아있는 공유지분을 면적으로 계산해보니 350㎡ 정도로 할머니에게 매매한 면적 100평과 유사했다. 할머니가 기 업형기획부동산작업에넘어간것이확실해졌다. 곧바로 법인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발급받았다. 법 인의 본점 주소지는 수원시 팔달구, 이미 청산 종결된 법인이었다. 추가 확인한 기타사항란에는 이런 기록이 있었다. 1. 해 산간주 2016년 12월 15일 상법 제520조의2제1항에 의 한 해산 1. 청 산종결간주 2019년 12월 05일 상법 제520조의2제4항에 의 한 청산종결 기획부동산의 법인이 원래부터 경영에 뜻이 있었 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매입한 토지를 공유지분으로 소 유권이전등기를 해준 후 법인을 방치해 청산 종결된 것 이 명백해 보였다. 그러나 회사가 청산 종결되어 어려움이 있다 해도 19 열혈법무사의민생사건부 법으로본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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