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법무사 3월호

2023. 03 vol.669 사안별로 법원이 결정)에 살지 못하도록 거주를 제 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1 구체적으로는 거주이전의 자유 등 「헌법」 상 의 기본권을 감안하여, ①그 대상을 반복적 성범죄 자, 또는 13세 미만 아동 대상 성범죄자 등 고위험 성범죄자로 한정하고, ②개별 특성을 감안한 법원 의 결정을 거치게 하는 등 우리나라의 도시밀집형 환경에 맞는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고위험 성범죄자로부터 시민의 안전, 특히 아동을 보호하는 일은 너무나도 중요한 일임 에는 틀림없지만, 이들을 학교 근처 등에 살지 못하 도록 한다고 해서 재범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 성범 죄자들의 범죄를 막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 면 그렇지 않을 것 같다. 이미 제시카법이 도입된 미국에서조차 이 법 으로 성범죄가 예방되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으며, 이에 대한 효과성도 검증되지 않았다. 우리나라도 전자장치를 부착하고도 이를 손 괴하고 범죄를 저지르는 사건들이 빈번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단순히 고위험 성범죄자들의 거주를 제한하고 접근을 금지하는 것만으로 성범죄를 예방 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문제는 예상되는 기대 효과에 비해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 더 크다는 점이다. 3 ‘한국형제시카법’의문제점 가. 500m제한거리에대한근거부족 이 법은 학교, 보육시설(어린이집, 유치원) 등으 로부터 500m 이내 거주제한을 핵심으로 하되, 우 리나라의 도시밀집형 환경 등을 고려하여 거주지 제한거리를 500m 이내의 범위에서 법원이 개별 특 성에 따라 결정한다고 한다. 일단 500m라는 거리가 산출 근거가 없다. 플 로리다의 사례를 그대로 가져온 것도 아닐뿐더러, 그렇다고 면적이 넓고 인구밀집도가 높은 외국의 사례(예컨대, 플로리다)를 상황이 정반대인 우리나 라에서 그대로 적용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의 현실에 맞게 구체적인 범위를 법원이 결정하도록 한다고 하더라도, 법원이 거리를 산출할 과학적이거나 객관적인 근거를 찾을 수도 없을 것이 고, 무엇보다도 범죄예방 및 기본권 제한의 책임과 부담을 법원에 전가하는 것이어서, 만약 범죄가 발 생하면 국가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진다. 나. 수도권외지역으로범죄위험전가 학교, 어린이집·유치원과 같은 보육시설로부터 의 단순히 거리를 두고 고위험 성범죄자의 거주를 제한하는방식도문제다. 인구가밀집해서학교나보 육시설이 밀집된 지역에 성범죄자가 거주할 수 없다 면, 이들은그밖에지역에서거주할수밖에없다. 다시 말해 인구밀집지역인 서울 등 수도권이나 대도시에서 성범죄자가 거주할 수 없다면, 안 그래 도 학교나 보육시설이 부족하거나 낙후된 지역으로 이들 고위험 성범죄자가 내몰리게 된다. 정말 이들 의 재범 위험성이 크다면, 또 그 위험성을 접근과 거 주의 제한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 위험 을 다른 지역으로 전가하는 셈이다. 당연히 서울 등 수도권이나 대도시의 안전만 1) 법무부, 「2023년 정부 업무보고」 참조 ┃ 법으로본세상 주목! 이 법률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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