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법무사 5월호

내가 사랑한 ‘오페라 아리아’ 서세연 ● 법무사(서울중앙회) 나는 시(詩)에 곡을 붙여 노래하는 가곡을 좋아하지만, 특히 인간의 희로애락(喜怒哀樂)에 관한 문학작품을 극화(劇化)해 연출한 오페라의 아리아(독창곡) 듣기를 더 좋아한다. 오페라 아리아를 부르는 가수가 테너이든 바리톤이든 베이스이든 소프라노이든 메조소프라 노이든, 노래의 가사(대본)를 몰라도 그들이 노랫소리와 멜로디를 통해 사랑의 고백, 호소, 사랑의 기쁨, 슬픔, 그 애절함, 그리움, 정열, 실망, 분노, 배신, 증오, 질투, 저주, 원망, 소망, 독백, 탄식, 한탄 등등 인간의 갖가지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한껏 느끼며 감상하곤 한다. 테너가 하이 씨(High C)(최고음역)까지 소리를 높여 감정을 토해내듯 부르는 아리아 음(音)을 들으면 내 몸에 전율이 흐르는 것을 느낀다. 가슴에서 토해내는 바리톤의 굵직한 호소력이 깃든 음 에서는 마음이 스르르 가라앉는 느낌이다. 저 깊은 배(腹部) 속에서 솟아오르는 무거운 저음의 베이스에는 내 마음도 덩달아 무거워지 고, 소프라노의 애절하고 가녀린 목소리는 절로 비감(悲感)에 빠져들게 한다. 비감에 젖게 하는, 토스카 3막의 아리아 「별은 빛나건만」 내가 오페라 아리아에 매료된 때는 고교시절부터다. 처음 들은 아리아는 푸치니(Puccini) 작 곡의 오페라 『토스카(Tosca)』 3막에 나오는 「별은 빛나건만(E lucevan le stelle )」이었다. 이 곡은 토 스카의 애인인 남자주인공 카바라도시(테너)가 처형(處刑) 직전 토스카를 생각하며 부르는 처절한 아리아다. 노래 끝부분에 피를 토하는 것 같은 통곡의 묘사는 내 마음을 비감(悲感)에 젖게 했었다. 그 당시 지방에서는 음향기기가 지금처럼 풍족하지 못하고, 기능도 발달되어 있지 않아 음악 을 들을 수 있는 방법이 기껏해야 라디오 음악방송을 듣는 것이었다. 우리 집에도 단파 라디오는 있어서 나는 서울에서 방송하는 음악프로그램을 즐겨 들었다. 어느 방송국인지는 기억에 없지만, 어느 날 한 방송국의 음악프로그램에서 한국 오페라단이 베르디가 작곡한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 전 3막을 공연하는 실황 중개방송을 들었다. 『라 트라비아타』에도 유명한 아리아가 몇 곡 있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주인공 알프레도(테너)의 아버지 68 문화路, 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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