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법무사 6월호

연은 방지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집행법원에서는 부동산 가압류를 한 김 채권 씨가 강제경매 신청도 했는데, 가압류 채권과 강 제집행 채권이 동일한 채권인지에 대해 명백히 하라고 했다. 이 부분을 명확하게 하지 않으면, 가압류 채권자 로 배당된 후 다시 집행채권자로 배당되어 이중 배당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에 가압류 결정문과 신청서 사본을 제출해, 가 압류 채권과 강제집행 채권이 동일 채권이라는 점을 명백히 하여 혼선이 없도록 했다. 이로써 문제가 모두 해결되었는가 했지만, 며칠 후 김채권 씨가 헐레벌떡 사무실로 찾아와 법원에서 무슨 서류가 왔다며 서류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 봉투가 두툼한 것이 뭔가 심상치 않아 보였다. 필 자는 약간 긴장하며 서류를 꺼내 보았는데, 조정참가 인의 파산선고결정문이었다. 김채권 씨의 승소 후 상대 법인의 대표이사인 조정참가인이 파산을 신청했고, 그 에 대해 법원이 파산 결정을 인용한 것이었다. “법무사님, 파산이선고되었다면이제어떻게되는 건가요? 지금 진행하고 있는 경매사건에서 배당을 받을 수있나요? 제돈을받아낼수있는방법은있는거죠?” 서류가 조정참가인의 파산선고결정문이라는 말 에 김채권 씨가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필자의 안색을 살피며 물었다. “아뇨, 이후채무자가면책되면받을수없습니다.” 너무나 명백한 사실이어서 짧은 답변 외 달리 말 할 방도가 없었다. 김채권 씨의 얼굴이 흙빛이 되었다. 늘 긍정적이기만 한 그였지만, 이번에는 정말로 화가 나는지 신세 한탄을 시작했다. “저는 애초부터 조정에 응할 생각이 없었어요. 어 차피 못 받을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조정참가인이 조정기일에 “모든 법인통장 에 대한 압류 및 추심명령이 내려져 사업을 할 수가 없 어 변제도 할 수 없다. 압류 및 추심명령을 풀어주면 사업을 해서 분할 변제하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김채권 씨는 이 말을 믿지 않았으나 조정위원이 설득하고 사건을 위임받은 법률사무실에서도 극구 조 정을 권하여 청구 금액 일부를 포기하고 남은 금액을 분할로 받는 조건으로 조정에 응했단다. 그에 따라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이 성립되었고, 조정조항 제2항이 그 내용이라는 것이다. 조정위원이나 법률사무소의 주된 설득 논리는, 피고가 법인이므로 재판에서 전부 승소해도 법인에 재 산이 없으면 받을 수 없지만, 법인 대표는 다른 법인을 설립해 사업을 할 수 있으니 자연인인 법인 대표를 조 정에 참가시켜 분할로라도 얼마를 받는 것이 유리하다 는 것이었다. 그래서 김채권 씨는 조정을 갈음하는 결 정에 대한 이의신청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조정 결정 이후 김채권 씨는 조정조서대로 피고 법인에 대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해제·포기하는 신청서를 제출하여 정상적으로 피고 법인이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그러나 조정참가인은 통장압류 가 풀리자 3번가량 분할상환을 한 후, 더 이상 변제하 지 않고 법인재산 모두를 빼돌렸다는 것이다. “조정을 하면 뭐 합니까. 어차피 못 받을 돈, 고생 이나 더 하게 할걸 그랬어요.” 김채권 씨는 그러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고 했다. 실무에서느끼는원금감액조정의문제점 14

RkJQdWJsaXNoZXIy ODExN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