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법무사 9월호

궁금하던 차였다. 마침 박 법무사와는 사무소 이웃으로 친하게 지 내고 있어 비교적 부담 없이 사무실을 찾을 수 있었다. 사무실에 도착하자 박 법무사 혼자서 의뢰인과 상담을 하고 있었다. 그도 처음에는 직원을 여럿 두고 일했으 나, 2015년 이후부터는 경상비 절감을 위해 1인 체제로 운영 중이다. “선배님, 오셨습니까? 많이 덥지요?” 의뢰인과 상담을 끝낸 박 법무사가 다정하게 인 사를 건넸다. 잠시 안부를 나눈 후 필자는 희망센터의 현황부터 물었는데, 박 법무사는 채무자들 상황이 좋 지 않다며 이렇게 전했다. “요즘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하잖아요. 희망센터 에 찾아오는 채무자들도, 주식이나 코인 실패로 하루 아침에 신용불량자가 된 경우도 있지만, 그보다는 IMF 때의 채무나 2003년 카드대란 당시의 채무를 아직도 갚지 못해 찾아오는 분들이 많습니다. 빚을 갚느라 생 활이 나아지지 않고, 결국 빚이 빚을 만들면서 다중채 무자가 되고, 더 이상은 버틸 수 없어 센터를 찾아오는 것이지요.” 최근에는 정부에서 저금리로 지원해준 코로나 대 출금이나 신용보증재단에서 보증한 자금조차 갚지 못 해 방문하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경제위기의 충격이 기층에서부터 타격을 받고 있는 것 같은데, 처음 희망 센터가 설치되었을 때는 찾아오는 방문자가 적어 상담 위원의 실적이 매우 저조하다고 들었지만, 이런 상황이 라면 방문자가 넘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소 초기에는 그런 우려가 있었고, 실제로 방문 자가 적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 달이 넘어가면 서 상담 건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홍보 부족이었던 것 같고, 지금은 부산지방법원의 적극적인 안내로 상담자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필자의 예상이 맞았다. 언론 기사에서 부산회생 법원이 비수도권 처음으로 전문회생법원으로 개원한 이후 개인회생 사건이 80% 증가했다는 보도를 본 기 억이 있다. 회생사건에 대한 지방 수요가 그 정도일 줄 은 몰랐다고 하는데, 코로나로 인해 전국의 모든 소상 공인들이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부산지역이라고 특별 국내 부동산경기의 하락으로 법무사들도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지난 코로나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인해 점점 더 많은 자 영업자와 소기업·소상공인이 폐업하거나 파산하는 등 의 위기를 맞고 있다. 열심히 살려고 했으나 사회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많은 채무를 지고 도산한 경우, 이를 개인 의 책임으로 돌릴 수만은 없는 일. 우리나라는 일찌감 치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한 신용회복이나 개인회생·파산 제도를 통한 채무자들의 사회복귀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이와 같은 제도를 잘 몰라 제대로 된 구제나 지원을 받지 못하는 국민이 많다. 이에 부산 회생법원(법원장 박형준)은 지난 7.5. 회생·파산 전문 상담센터인 ‘희망출발 상담센터’(이하 ‘희망센터’)를 개 소하고, 7.6.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박성진 법무사(50·부산회)는 위 희망센터의 상담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부산회생법원의 요청으로 부산 회의 추천을 받아 상담위원으로 위촉된 12명의 법무 사 중 한 명이다. “그동안 부산지방법원 무료 법률상담 위원 등으 로 활동하며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 아마도 그런 경 력을 좋게 봐주셔서 이번 희망센터 상담위원으로도 위 촉해 주신 것 같습니다.” 2006년 제11회 법무사 시험에 합격하고, 그해 바 로 개업해 올해로 17년 차 법무사인 그는, 그간 위 희망 센터뿐 아니라 부산지방법원 무료 법률상담 위원, 경찰 서 청소년 선도위원, 부산안전공제회 공제위원 등 부산 지역 공공기관에서 다양한 공익활동을 실천해 왔다. 경제위기에 희망센터 상담 방문자 갈수록 증가해 유례가 없는 무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8.16.(수) 11:00, 필자는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박 법무사의 사 무실로 향했다. 희망센터가 부산지방법원 등기국 입구,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자리에 위치하고 있는 관계로, 등 기국을 방문할 때마다 센터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 법무사 시시각각 법무사가 사는 법 47 2023. 09 vol.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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