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법무사 10월호

송파구민들로 구성된 극단, 막연히 동경하던 연기의 꿈 이뤄 “제가 연극을 원래부터 좋아했던 건 아니고, 법원 에 근무할 때 우연히 연극초대권을 받아 관람했던 연 극에서 큰 감명을 받은 후부터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업무 때문에 자주 관람을 다니거나 하지는 못했지만, 때때로 삶에 지치고 힘들 때면 연극 공연을 보러 가서 위로를 받곤 했지요. 그때부터 막연하게 기회가 되면 연기를 한번 해보고 싶다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 김 법무사는 송파구에서 극단을 창단 하기 위해 오디션을 본다는 정보를 접하고, 마음 깊이 묻어두었던 연기에 대한 소망을 떠올리게 되었다고 한다. 김 법무사는 광주에서 법과대학을 마치고 법원 공무원으로 23년을 근무하다 2011년 법무사로 개업했 다. 그의 사무실은 아파트 단지가 밀접한 중심 상가에 있었는데, 자연스럽게 주민들의 일상과 친숙한 부동산 등기와 민사신청, 민사소송 등의 업무를 주로 해왔고, 지역주민들이 주된 고객이었다. “제가 2019년에 송파구 가락동으로 집을 이사했 는데, 동네 사람들이 저를 좋게 보았는지 얼마 후에 가 락1동 자치회장으로 선출되었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 게 구청과도 연결되고, 구정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죠. 그러다가 송파극단 오디션 정보를 알게 된 거예요.” 그는 연기에 대한 막연한 꿈만 있었을 뿐, 한 번도 연기를 해본 적은 없었다. 그렇지만 오디션에 꼭 합격하 고 싶었다. ‘이번이 아니면 언제 이런 기회가 있겠나’ 싶 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다른 지원자보다 더 눈에 띌 수 있도록 응시자들에게 미리 나눠준 대본으로 열 심히 연기 연습을 했다고 한다. 연기라는 것이 단순히 앵무새처럼 대본을 외워 말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대사의 의미에 따라 적절 한 감정과 몸동작이 자연스럽게 표현되어야 하는데, 연기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는 그에게 연기 연습이 결코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실 지금도 제가 연기실력이 느는지 잘 모르겠 어요. 하지만 연기는 너무 재밌습니다. 연습할 때도 신이 4:1의 경쟁 뚫고 ‘구립송파극단’ 주민배우 오디션 합격 개인주의가 강한 현대사회에서 지역 공동체나 마 을 공동체에 관한 이야기는 진부하다. 옆집에 누가 사 는지도 잘 모르는 판국에 같은 지역에 산다고 해서 얼 마만큼의 친밀감을 느낄 것인가. 그러나 잘 생각해 보면, 생로병사의 삶을 영위해 야 하는 우리로서는, 행정권이 미치는 어딘가에 적을 두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아프면 병원에 가야 하고, 배고플 땐 식당에 가야 하고, 4년에 한 번씩 투표도 해야 하고, 필요 없는 물건 은 중고장터에 팔기도 해야 한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같은 지역 안에서 서로에게 의지해 살아갈 수밖에 없 는 것이 우리네 현실이다. 법무사도 그렇다. 개업을 위해서는 어딘가에 사무 실을 열어야 하고, 사무실이 있는 지역을 기반으로 고 객을 확보하고 법무사로서 성장해 가야 한다. IT의 발 달로 관할에 구애 없는 업무가 늘어난다고 해도, 지역 을 중심으로 한 업무가 기본이 될 것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역에 뿌리내리고, 지역민과의 접촉 을 늘리기 위한 법무사들의 노력도 다양하게 이루어지 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구청이나 시청에서 운영하는 민원 실의 무료법률 상담 활동이나 다양한 지역자치위원회 에서의 위원 활동, 그리고 각종 지역 동호회 모임 등이 있다. 김승호 법무사(62·서울동부회)는 서울 송파구 오 금동에서 개업 중인 중견 법무사다. 그는 요즘 조금 독특한 지역 활동에 열성을 내고 있다. 송파구(구청장 서강석)가 지난 8월 30일 공식 창 단한 ‘구립송파극단’에서 아마추어 연극배우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김 법무사는 지난 6월, 송파구가 지역주민을 대 상으로 28명의 ‘주민배우’를 공개 모집하는 오디션에서 103명의 지원자 중 4: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해 극단 의 창단 멤버가 되었다. ┃ 법무사 시시각각 법무사가 사는 법 45 2023. 10 vol.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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