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법무사 11월호

2023. 11 vol.677 밖에는 느껴지지 않는다. 사실 우리가 죽음에서 주로 두려 워하는 것은 습관적으로 죽음에 앞서 오는 고통이다”라고 했던 몽테뉴, 이들 모두가 죽음은 막상 아무런 고통이 아닐 것이니 두려워하지 말 것을 얘기했다. 이렇게 현인들에게 죽음은 그렇게 두렵고 무서운 것이 아니었다. 죽음은 거대한 자연의 이치 물론 죽음은 나에게는 일생일대의 최대 사건이다. 내 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보다 더 큰 일이 어디 있 겠는가. 하지만 나의 죽음은 나와 주변 사람들에게만 큰일 일 뿐, 거대한 자연의 이치로 보면 아무 일도 아니다. 사실 세상에 태어나서 생식의 임무를 마친 개체가 노 화하고 죽게 되는 것은 진화의 법칙으로 볼 때 지극히 당연 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만약 그렇지 않고 한번 태어난 개 체가 영구히 살게 된다면 지구는 유지될 수 없을 것이다. 생식의 임무를 마친 개체는 자신이 낳아놓은 개체들 이 성장하고 살아가는 것을 보면서 자신은 죽어가는 것이 자연의 순리이다. 그렇게 내가 죽어야 내가 낳은 개체들이 뒤를 이어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죽음이 두려운 또 다른 이유는, 언 제 나를 찾아올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 다. 죽음은 예정대로 오지 않고 불시에 닥쳐온다. 각종 사고나 재난으로 갑자 기 죽게 되는 경우가 수없이 많다. 길을 가다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지는 경우도 있고, 갑자 기 심각한 병을 발견하게 되어 뜻밖에 단명의 비운을 맞기도 한다. 위험사회 속에서 생물학적인 수명 을 다 채우는 삶은 막상 쉽지 않다. 그 래서 죽음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 언 제 죽을지 모른다는 불안은 죽음에 대 한 두려움을 낳는다. 우리가 알 수도 없 고, 예상할 수도 없는 죽음은 언제나 두 려운 상대다. 하지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말했던 많은 철학자들은 죽음을 어떻 게 대할 것인가에 대한 말 또한 했다. 에피쿠로스는 죽음은 우리에게 아무것 도 아니니, 그렇게 생각하는 데 익숙하 라고 말했다. “죽음은 여러 가지 재액 가운데서도 가장 두려운 것으로 되어있는데, 사실 우리에게 있어서는 아무것도 아닌 것 이다. 왜냐하면 현실로 우리가 살아서 존재하고 있을 때에는 죽음은 우리가 있는 곳에는 없고, 죽음이 실제로 우 리에게 닥쳐왔을 때는 우리는 이미 존 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죽음은 살아있는 사람들에 게 있어서나, 또 죽어버린 사람들에게 있어서나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죽음은 그것을 기다리는 만큼 괴롭지 않다”고 했던 오비디우스, “죽 음은 한순간의 이동이니만큼, 생각으로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음 속에 던져진 존재이며, 죽음을 향해 가는 불안한 존재다. 인간은 끝에 이르면 존재가 사라지고, 끝에 이르지 못하면 전체 존재에 이르지 못한다. 그렇기에 죽어서야 내 모습이 완성된다. 죽음의 불안을 마주 보고, 죽음까지 가는 길을 내 삶을 완성시켜가는 과정으로 받아들일 때, 죽음의 불안은 삶에 대한 의욕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다. ┃ 법으로 본 세상 그럼에도 행복하고 싶다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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