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법무사 12월호

을 거부하였고, 점점 환청이나 환각 증세가 심해져 이웃 주민들에게 이유 없이 욕설과 협박을 하는가 하면, 이웃집 벽을 밤새도록 두들기거나 이웃집 현 관에 사형집행을 받으라는 내용의 편지와 노끈, 밧 줄 등을 두고 가는 등의 기행으로 이웃 세대로부터 민원이 폭주하였고, 급기야 아파트 복도에 불을 내 경찰과 소방관이 출동하는 일도 일어났다. 결국 A는 이웃 주민들의 경찰 신고, 관리사무 소로부터의 잦은 연락, 갑을 혼자 살도록 내버려 둔 다는 이웃 세대의 비난과 항의 등을 더는 감내할 수 없어 성년후견인 사임을 법원에 청구하였고, 이에 성년후견본부가 후견인으로 선임되었다. 성년후견본부, 피후견인 치료 위해 ‘행정입원’에 동의 성년후견본부가 성년후견인으로 선임될 당시 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 시 행되던 무렵이어서 갑의 아파트를 방문하기가 어려 워 여러 차례 전화 연락을 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한편, A에게도 연락해 그간의 경위를 듣고자 하였으나 A는 많이 지치고 힘든 탓인지 대면 면담은 거부하였고, 1시간 정도의 전화 통화로만 상황을 설 명해 주었다(성년후견본부의 후견사무담당자는 당 시 갑에 대한 후견이 막막하기 그지없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후견사무담당자는 K시 정신건강복 지센터 소속 사회복지사로부터 그간 경찰이 몇 차 례 출동했었다는 연락을 받았으며, 아파트 관리사 무소에 면담을 요청하여 면담 후 사회복지사와 관 리소장 등이 함께 갑의 집을 방문하였으나 역시 문 을 열어 주지 않아 밖에서 기다리다가 돌아왔고, 그 때 마주친 이웃 주민들은 아이들의 안전을 우려하 면서 갑을 혼자 살게 하는 것은 ‘유기(방치)’라고 말 하며 실질적인 조치를 당부하였다. 그날 이후 급기야 갑이 새벽에 쇠 파이프를 들 고 다니면서 이웃집 내부를 들여다 보는 것에 놀란 이웃 주민의 신고로 경찰이 다시 출동하는 일이 벌 어졌고, 결국 K시 정신건강복지센터 소속 사회복지 사와 경찰이 함께 출동하여 아파트 현관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갑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게 되었다.1 갑은 정신병원 입원 거부 의사를 강하게 표출 하였으나, 성년후견인으로서는 갑의 행동으로 인하 여 이웃 주민들이 겪는 위해 가능성에 대한 불안, 공포감 또한 묵과할 수 없는 상황으로, 피성년후견 인뿐 아니라 이웃들 또한 보호되고 존중되어야 하 는 법익이라는 점에서 누구의 의사를 우선해야 하 는지 심각한 난제를 풀어야 했다. 결국 성년후견본부는 갑의 치료를 통해 병적 증세를 조절하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고 보고, 관련 규정에 따른 절차를 밟아 갑의 입원을 진행하였다 (참고로, 행정입원의 경우 관련 규정상 장기간 입원 할 수 없다). 퇴원 후 가사도우미 고용 등 피후견인 일상 지원 현재 갑은 퇴원하여 아파트에서 혼자 생활하 고 있고, 후견사무담당자가 주기적으로 아파트를 방문하여 약 복용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으며, 가 사도우미도 고용하여 갑의 식사나 청소 같은 일상 생활 유지에 필요한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갑이 후견사무담당자를 낯설어해 마트나 병 원에 동행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후견사무담당 자는 갑과의 라포르(rapport) 형성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1)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제44조 61 ┃ 법무사 시시각각 성년후견 사례 2023. 12 vol.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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