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법무사 1월호

'내외빈’은 없다! 지난해 한 토론회의 사회를 요청받아 참석했는데, 무심코 안내문구에 적힌 “내외빈 여러분”이라는 표현이 눈에 띄었다. ‘외빈(外賓)’이라는 말이 있기는 하다. 특히 국가 단위의 행사에 외국의 사절이 오는 경우, 이들은 멀리서 왔다는 의미에서 ‘외빈’이라고 부를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내빈은 ‘來賓’이지, ‘內賓’이 아니라 는 것이다. ‘內賓’이라고 부를 수 있는 손님이 있을까? 손님이란 본질적으로 바깥에서 오는 존재가 아닌 가. 오는 손님인 ‘來賓’이 두음법칙에 따라 “내빈”이라 발음되고 표기된 것임을 모른 채, 무심코 외부 사절이 아닌 ‘우리 편 손님’이라는 의미라고 오해해 ‘內賓’이라 고 오기하는 경우가 많다. 또, 이런 오해 속에서 ‘內賓’의 반대말은 당연히 ‘外賓’일 것이라 생각한 누군가가 두 단어를 합쳐서 줄 인 말로 “내외빈”이라는 표현을 쓴 것을 생각 없이 다 수가 따라 쓰면서 일종의 관행으로 굳어진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쓰라고? 그냥 ‘내빈(來賓)’, 또는 ‘귀빈(貴賓)’이라고 하면 족할 것이고, 우리말로 ‘손님’이라고 해도 전혀 무례가 아니다. ‘내외빈’이라고는 쓰지 말자. 반을 넘었다는 ‘과반수’를 또 넘었다고? 외빈은 ‘외부 손님’, 내빈은 ‘내부 손님’? ‘내외빈, 과반수, 오전·오후’의 바른 표기 법률가의 ‘바른’ 글쓰기 필자는 평소 우리말 전도사까지는 아니어도, 문 장을 쓰는 데 있어 올바른 표현에 대한 최소한의 자기 검증과 반성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역설하 는 편이다. 현장성과 즉흥성이 생명인 ‘말하기’에서는 논리 적 정합성을 완전히 갖추고 문장의 구성 요소들 을 미리 정렬하거나 통제하기를 기대하기 어렵 지만, 최소한 자신의 전문성과 교양을 발휘해야 하는 ‘글쓰기’에서는 시간과 정성을 들여 자기 글을 비판적으로 보면서 다듬어야 한다. 본 글에서는 허여된 지면 안에서 우리가 공적인 장에서 무심코 쓰는 표현 중 재고나 교정이 필요 한 것들을, 되도록 법률가가 자주 쓰는 표현들로 추려서, 가능한 한 ‘재미있게’ 다루어 보려 한다. 82 율사삼인지언문 슬기로운 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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