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법무사 1월호

노르웨이 작가이자 극작가 욘 포세는 『아침 그리 고 저녁』(문학동네, 2019)에서 “사람은 가고 사물은 남 는다”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사람이 흔적 없이 사라지 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삶에 대한 열망을 동시에 엿볼 수 있는 문장이다. 사람은 누구나 탄생의 아침과 죽음의 저녁을 보내 고, 왔던 곳으로 돌아가는 유한의 존재다. 하루하루 실 존의 불안과 두려움, 기대와 희망을 끌어안은 채 ‘아침 그리고 저녁’의 평범한 일상을 살다 간다. 언젠가는 사 라져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겠지만 존재의 이유와 의미 를 끊임없이 고민하며 사물, 풍경 속에 머무른다. 오랜 세월 한자리를 지켜온 사물들은 사람보다 오 래 머물며 그들의 흔적을 간직한다. 사물에 흔적으로 덧입힌 이들의 삶과 죽음, 사랑과 이별, 외로움, 불안 등 의 감정은 세월이 흘러 서서히 스러진다. 삶의 진정한 의미와 존재의 불안을 끊임없이 사색하도록 돕는 작품, 『아침 그리고 저녁』을 읽으며 드는 생각이다. 2023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존재에 대한 사유 욘 포세는 1959년 노르웨이의 해안 도시 헤우게순 에서 태어났다. 베르겐 대학에서 비교문학을 전공했고, 호르달란 문예창작 아카데미에서 강사로 활동했다. 1983년 장편소설 「레드 블랙」으로 데뷔해, 1994년 첫 희곡 「그리고 우리는 결코 헤어지지 않으리라」 발표 후 「이름」, 「누군가 올 거야」 등 다수의 작품으로 국제적 인 명성을 얻었다. 음악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희곡과 소설, 시, 산 문 등 다채로운 글쓰기를 선보이며 노르웨이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수많은 상을 받았다. 2023년에는 연작소 설 「3부작」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선정 이유에 서 “그의 혁신적인 희곡과 산문은 말할 수 없는 것에 목 소리를 부여한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 삶과 죽음, 존재에 대한 근원적 성찰 욘 포세, 『아침 그리고 저녁』 사람은 가고 사물은 남는다 84 명문장으로 읽는 책 한 권 슬기로운 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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