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법무사 2월호

WRITER 조명혜 법무사(인천회) 다. 그런데 잠깐만요. 들쑥날쑥한 수입 앞에서, 들쑥한 수입 일 때도 날쑥한 수입일 때도 행복에 대한 촌스러운 방황은 여전한걸요? 결국 절박한 마음과 낡고 케케묵은 툴툴거림이 화두가 되어 오십 줄의 나이에 중2병 걸린 소년처럼 ‘행복한 삶’이 새삼스레 더욱 간절해졌고, ‘어떨 때 우리는 행복한가?’의 역 사적 사명과 같은 질문에 대한 해법을 찾아보기로 했다. 삶의 기름기를 걷어내고 만나는, 온전한 나 판사님의 가슴에 팍 꽂히는 논리적이고도 멋들어진 소 장이 나오길 바라면서 커피 한 잔을 타다가, 등기 접수 후 차 안으로 돌아와 시동을 탁 켜다가, 야근 후 퇴근길의 적적한 신호등을 바라보다가, 등 뒤로 보이는 사무실 옥상 너머의 하늘과 구름을 멍때리며 바라보다가, 짬짬이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만 물어보았다. 그리 오래지 않아 평범하지만 나름대로 실질적인 답이 나왔고, 곧바로 중2병의 야심찬 질문을 거둬들이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왕년에 그랬었지’. ‘그때 그랬으면 좋았을걸’, ‘혹시 그러면 어쩌지?’의 세 가지 망상을 생의 사전에서 지워 버리는 것이다. 불필요한 기름기를 쫘악 걷어내면 오로지 현재 속에서 만 생동감 있게 살아 숨 쉬는 ‘온전한 나’를 만나게 된다. 등기 가는 길에서 만난, 운전석 바깥으로 보이는 봄 여 름 가을 겨울의 무수한 계절의 신호들, 저 멀리 안개 낀 잿빛 산등성이의 다양한 자태들, 가로등 옆에서 흐드러진 것조차 숨 가쁜 봄철 벚꽃잎들의 조용하고도 현란한 춤들, 어느 구 청에서 먹었을 달달한 카페라테 맛과 아마추어 작가의 소담 스러운 그림들, 고단한 일상의 흔적을 벗어던진 채, 소파에 드러누워 리모컨을 잡고 휘둘렀던 그때 그 순간의 의기양양 함, 햇살 가득한 테이블과 따뜻한 커피, 어느 작가의 고독한 프롤로그를 대면하기 직전의 그 설렘, 찬탄의 그때 그 순간, 어쩌면 마음이 통했을 법한 좋은 사람들과의 유쾌한 한바탕 의 노닥거림, 목도리를 휘휘 감고도 막을 수 없었던 바닷바 람의 차갑고도 날카로운 향기, 눈부시게 청량하기만 한 그 겨울 햇살의 적당한 온도, 기타 등등 기타 등등…. 움켜쥔 과거와 미래를 그대로 놓아주면 무수히 쏟아져, 감당하기 벅찬 현재가 펄떡거리며 코앞 가까이에 있음을 알 게 된다. 무언가 따스하고도 그리움을 닮은 아련한 감정…. 잠시라도 멈춰서 순간을 포착하는 카메라로 빙의하여 찰칵찰칵 놓치지 말고 지금 이대로의 온전한 그 느낌을 담 아보길 권한다. 그토록 갈구했던 행복 그 자체라고도 말할 수 있는, 아련한 그 느낌을 말이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지금 이 순간의 행복 “지금 이 순간 참 행복하지 않니?” 원고의 페이지를 드디어 채우셨군요? 수고하셨습니다! 커피 한 잔 더 드시죠! 오… 벌써 그런가요? 지금 이 순간,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있는가.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행복을, 꼬옥 멈춰서 아쉽게 스 치는 현재의 행복을 온전히 포착하길 권한다. 어쩌면 현재 누리고 있는 소소한 그 모든 것들은 부족 하면 부족한 그 자체로 곧바로 행복이지 않을까? 내가 찾은 답은 이렇듯 간단하고 싱겁고 시시껄렁하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를 끝낸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한다. 그 자체로 현재 지금 이 순간의 온전한 삶이기 때 문이다. 73 2024. 02. February Vol. 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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