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법무사 4월호

다는 사실입니다. 역시 대한민국은 비트코인의 나라입니다. 하지만, 더 놀라운 사실이 있습니다. 다큐에서는 이 모든 범죄를 기획한 장본인인 레이 트라 파니가 주인공으로 등장해 “나는 타고난 사기꾼이고, 어려서 부터 장래 직업을 마피아로 쓰고 싶었다”는 등의 뻔뻔한 말들 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댑니다. 넷플릭스 인터뷰를 통해 자신 의 사기꾼 성장기를 자랑한 것입니다. 그러나 가장 놀라운 것은, 이 일을 계기로 미국 양형거 래제도의 치부가 드러났다는 점입니다. 레이 트라파니는 FBI 에 적극 협력해 자신의 공범들을 불고, 그들에게 모든 죄를 덮어씌운 뒤 자신은 사실상 형 집행정지로 풀려납니다. 그리 고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살고 있죠. 원래는 200년 형이냐, 100년 형이냐의 문제로 고민하던 범죄자인데 말입니다. 이건 정의도 아니고, 그냥 사법부와 FBI가 주도한 또 하 나의 사기일 뿐입니다. 레이 트라파니가 얼마나 뻔뻔한 인간 인지는 인터뷰 태도에서도 드러납니다. 반성과 미안함이란 전혀 없을 뿐 아니라, “당한 너희들이 병신”이라는 조롱만이 넘치죠. 바로 여기서 비트코인의 두 번째 문제점이 드러납니다. 비트코인은 사용자의 도덕성에 따라 얼마든지 사기나 범죄에 이용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바로 신뢰성의 문제죠. 넷플릭스는 암호화폐의 문제성에 일찌감치 공감해 이 작품 이전에도 「아무도 믿지 마라 : 암호화폐 제왕을 추적하 다」라는 고발성 다큐 시리즈를 만든 적이 있습니다. 또, 「크립 토 보이」라는 네덜란드 영화를 통해 비트코인이 사기와 폭력 등의 범죄에 악용될 수 있음을 경고하기도 했죠. 한국으로 소환되느냐의 문제로 떠들썩한, 테라의 권도 형을 비롯해 암호화폐에 얼마나 많은 사기꾼들이 달려들고 있는지, 사실 그 숫자는 짐작조차 못합니다. 「가상의 가상화폐」에서도 모럴 해저드는 극에 달합니 다. 중고차 딜러였던 일당이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출신으로 링크드인(비즈니스 기반의 SNS) 명함을 만들어 공시하면서 투자자들을 끌어 모았습니다. 당분간 비트코인과 엔비디아의 동반상승은 피할 수 없는 대세일 것 같지만, 암호화폐에 달라붙는 수많은 사기꾼들을 검 증해낼 수 있는 정화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슬기로운 문화생활 18 넷플릭스로 경제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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