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2026. 5. May Vol. 707 고향, 특히 시골에서의 공유토지 분쟁은 서류보 다 사람 사이의 사정이 먼저 움직일 때가 있다. 한 사 람이 앞장서 이야기를 정리하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알아서 잘 하겠지” 하며 한발 물러서 있다가, 막상 계약서가 법정에 제출된 뒤에야 자신이 어디까지 동 의한 것인지 따지게 된다. 그러나 공유물의 처분은 결국 사람 좋은 분위기나 마을의 사정보다 더 단단한 법의 문턱을 넘어서야 한 다. 소유권을 넘기는 데 필요한 것은 추측이나 기대 가 아니라, 당사자의 분명한 의사이기 때문이다. 오늘 소개하는 사건도 바로 그런 문제에서 비롯되 었다. 소송을 제기한 박원고(가명)는 ○○군 소재 토 지에 관하여 여러 공유자들과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며, 피고들에게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하라고 청구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의뢰인 형제, 즉 피고들 중 일 부의 입장은 단호했다. “우리는 그 계약을 한 적이 없습니다.” 계약서에는 두 사람의 날인도, 무인도 없었다. 박 원고는 마을 사람들 사이의 대화와 다른 공유자들의 움직임을 근거로 두 사람 역시 계약에 구속된다고 주 장했지만, 계약서가 보여주는 핵심은 명료했다.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사람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명할 수 있는가. 이 사건은 그 당연한 질문에서 출발 했다. 평소에 서로 인사하고 지내던 사무실 근처 회사 의 이사님(김이수, 가명)이 찾아왔다. 자신의 아버지 께서 생전에 고향 마을 사람들과 같이 매수한 토지를 형님과 같이 상속을 받았는데, 이 토지와 관련하여 매매 문제로 소송을 당했고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 상황이라는 이야기였다. 김이수가 내민 자료는 소장과 매매계약서 등의 증 거자료들이었다. 소유권이전등기 청구 사건이었고 매수인 박원고가 원고, 피고들은 김이수를 포함하여 토지 공유자 7명이었다. 김이수의 설명은 다음과 같았다. 사건 토지는 고 향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사용하기 위해 십시일반 돈을 모아 매입한 것이고, 아버지를 포함한 여러 명 이 공유자로 등기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김이수와 그의 형 김일수가 지분대로 상속등기를 하였는데, 이후 마을 사람들이 회의를 통해 토지 매도 결정을 했지만, 매매대금이 너무 싸서 김이수 형제는 반대를 해왔다는 것이다. 필자는 매매계약에 동의한 적이 없는데, 소유권 이전을 해 달라는 소장이 날아왔으니 당황스럽기는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좀 더 살펴보고 다시 연락을 주 겠다고 하고 일단은 돌려보냈다. 필자는 김이수가 주고 간 소장을 살펴보았다. 박 원고는 변호인을 선임하여 2022년 10월자로 이 사건 토지에 대한 매매계약이 체결되었으니, 매도인인 공 유자 7명은 매매대금을 각 지분별로 지급받음과 동 시에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하라는 청구였다. 그 7명 중 김이수와 김일수가 있었다. 그런데 증거 로 제출한 계약서를 살펴보니 매매계약서 갑지와 매 도인의 표시 별지 및 그 토지의 매각과 관련한 회의 록이 첨부되어 있을 뿐, 매도인의 표시 별지에는 날 인이나 서명이 없고 모든 서류에 우무인으로 간인이 되어 있을 뿐이었다. 계약서에 날인이 없는데, 소장은 날아와 있고 열혈 박법의 민생사건부 법으로 본 세상 김이수와 김일수 형제는 ○○군 소재 토지의 공유자다. 박원고는 의뢰인들을 피고로 하여 소유 권이전등기청구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근거로 든 매매계약서에는 김이수 등의 서명이나 날인이 전혀 없었다. 박원고는 마을 내부의 논의와 녹취록 등을 근거로 김이수 형제가 매매계약에 편입된 당사자라 고 주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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