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법무사 6월호

36 려는 의사가 이미 존재하였기 때문에 착오로 인한 의사표시의 취소가 가능하다는 결론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이해한다면 “착오를 알고 이용하려는 의사”라는 판례법리는 향후에는 “착오를 알거나 예 상하고 이를 이용하려는 의사”로 (확대) 해석하거나 수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알고리즘 설 정값 입력을 통하여 인간의 의사가 개입되고 그것 이 거래의 조건과 범위를 사실상 결정짓는 알고리 즘거래를 착오취소의 범주에서 제외하는 것은 타당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맥증권사건에서 대법원은 착오자 구제보다 거 래 안전과 시장의 안정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판 단을 한 것으로 이해된다. 물론 자동으로 대량의 거 래가 이루어지는 자본시장 거래에서 이러한 정책적 고려는 필요하지만, 대법원이 고려한 정책적인 이 유는 시스템(플랫폼) 운영자인 한국거래소의 제도 정비를 통해서 실현되었어야 할 부분이다.8 알고리즘 거래에서 착오주문으로 대량의 계약이 체결된 경우에는 시스템 운영자가 마련한 사후구제 제도를 통한 일괄적이고 신속한 구제가 바람직하 다. 한맥증권사건이 발생한 이후 한국거래소는 업 무규정을 개정하여 대량투자자 착오거래 구제제도 를 개편하였고, 호가 일괄취소 제도를 실시하였다. 그러나 전자는 가격정정(일부 무효화) 방식에 머 무른다는 한계가 있고, 후자는 거래가 성립하지 아 니한 호가를 일괄적으로 취소할 수 있지만 이미 체 결된 거래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9 이러한 한계가 존재하는 한 향후에도 민사법리에 의한 착오자구제의 필요성은 여전히 남는다. 민사 법리에 의한 착오자 구제는 시스템 운영자가 마련 한 사후구제제도의 기능적 한계를 보완하는 역할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민사법리에 의한 해결과 관련하여 「민법」 개정안 (2025년)도 주목된다. 현재 국회에서 심의 중인 「민 법」 개정안은 대법원의 판례법리를 확장하여 표의 자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도 상대방이 그 착오를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때에는 취소가 가능하다는 취지를 신설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개정안 제109조 제2항). 이것은 판례법리보다 착오취소의 요건을 완화하 여 상대방이 착오에 대해 악의이거나 모르는데 중 과실이 있는 경우(악의 또는 중과실)라면 취소가 허 용된다는 취지이다. 따라서 이 개정안이 통과될 경 우 향후에는 상대방의 ‘이용’ 여부는 착오취소의 판 단에 고려되지 않는다. 다만, 알고리즘 거래에 관한 한 판례법리의 적용 과 비교하여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본다. 알고리즘 거래에서 상대방은 대부분의 경우 발생할지도 모를 표의자의 착오를 예상하고 이를 이용하여 이득을 얻으려는 의사로 거래설정의 범위를 설정하는 것이 기 때문이다. 한편, 향후에는 특히 자동화된 계약이나 AI형 계 약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바, 인간의 착오 외에 거래시스템의 기계적 오류나 AI의 판단오류에 대한 착오법리의 적용 가능성과 관련 거래에서의 사후 구제제도의 정비가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대법원은 다른 소송에서 한국거래소의 한맥증권에 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도 부정하였다. 자세한 내용은 서희석, 각주 1, 647~652면을 참조. 서희석, “이슈와 쟁점: 「민법」 착오규정에 관한 2025년 법무부 민법개정위원회안 소개”, 본지 제701호(2025.11) 36~40면 참조. 한맥증권사건에서 대법원이 착오취소를 부정한 이유에 대해, 원고의 착오에서 비롯된 호가를 피고가 사용하는 알고리즘이 인식하고 이를 최대한 활용한 것을 두 고 피고의 ‘이용행위’라고 판단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김정연, “2023년 자본시장법 판례 회고”, 상사판례연구 제37집 제1권(2024.3) 107면). 8 9 05 과제 및 전망 : 착오자 구제와 거래안전을 위한 제도 정비의 방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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