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2026. 6. June Vol. 708 스승의 은혜를 닮아서 유난히 하늘이 맑았던 5월 15일, 필자는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 앞을 찾았 다. 전국 미집행자 검거율 1위, 그리고 그 기록으로 2024년, tvN의 인기 토크쇼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도 출연했던 최길성 법무사(경기북부회)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전국에서 미집행 범죄자를 가장 많이 잡은 사람을 만난다는 생각에 알 수 없는 긴장감이 생겼다. 경찰 관이 지나가면 괜히 바른 자세로 걷게 되고, 도난방 지 경보기 앞을 지날 때면 나도 모르게 움츠러드는 그런 기분과 비슷하달까. 더욱이 내로라하는 방송인과 인터뷰를 했던 분이 니, 아마추어인 필자의 인터뷰가 한참은 부족할 것 같다는 생각에 평소보다 다소 경직된 상태로 최길성 법무사 사무실의 문을 두드렸다. 오랜 기간 검찰 수사관으로 근무하던 최길성 법무 사에게 ‘미집행자 검거율 1위 수사관’이라는 이력은 아주 특별하고 멋진 경력이다. “형이 확정되었는데도 형을 살지 않고 도망 다니 는 사람을 ‘미집행자’라고 하는데, 미집행자의 검거 는 오로지 검찰 수사관의 몫입니다. 특히 실형 선고를 받은 후 도주한 ‘자유형 미집행 자’의 경우는 재빨리 검거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 서는 영화 속의 장면처럼 발로 뛰는 것도 분명히 있 지만, 실제로는 그 사람에 대한 공부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씁니다.” 추적할 대상이 정해지면 그 사람에 대한 모든 것을 공부했다는 그는, 미집행자가 태어났던 산부인과를 찾아가 수십 년 전 출산을 도왔던 간호사로부터 정보 를 얻어낸 적도 있다고 한다. “학교, 군대, 직장, 가족관계, 평소에 가던 식당, 친 구의 친구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상대의 일상을 재구 성합니다. 그러다 보면 지금 어디에 있을지가 자연스 럽게 떠오르게 되죠. 현장으로 바로 출동하기보다 끝까지 들여다보는 일에 시간을 더 많이 쓰는 것은, 상대를 알지 못하면 잡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누구를 두려워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마음이 흔들리 는지를 알아야 그와 어디서 마주칠지가 보이게 되거 든요.” 평소 무던한 성격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 그도, 미 집행자를 검거할 때만큼은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깊 고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고 한다. 그 결과 검찰청 재직기간 24년간 동안 1,000명이 넘는 자유형 미집행자를 검거하여 전국 미집행자 검 거율 1위라는 기록을 세웠고, 법무연수원에서 ‘자유 형 미집행자 검거 기법’ 과정을 가르치는 교수로 5 년간 강의하며 ‘제2의 최길성’ 양성에 힘쓰기도 했 다. “저는 학창 시절 1등을 해본 적이 없어요. 그 흔한 학업 우수상이나 사생대회 상장, 음악경연 상장도 받 아본 적이 없었습니다. 학창 시절을 통틀어 받은 상 장이라곤 개근상 세 개가 전부였죠. 대학교도 25살에 입학했고, 30살에 소위 막차 타고 검찰 수사관이 되 었습니다.” 이 또한 ‘인생 총량의 법칙’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학창 시절 받지 못한 상을 한참이 지나 몰아서 받게 된 최 법무사는 검찰청에 근무하며 미집행자 검거로 인한 상, 대기업 회장이 숨겨놓은 수백억 원의 비자 금을 찾아내어 국고로 환수한 공을 인정받아 수상하 기도 했다. 참고로 그는 ‘검찰청 최초의 남자 육아휴직자’라는 결이 다른 또 하나의 1등 타이틀도 있다. 당시만 해도 ‘일하기 싫어서 육아휴직한 사람’이라는 분위기가 있 어서 복직 과정에서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육아휴직 기간 동안 아내와 갓 돌이 지난 딸과의 소중한 추억 을 얻었다. 법무사가 사는 법 법무사 시시각각 미집행자 검거율 1위, 잡히면 산다
RkJQdWJsaXNoZXIy ODExN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