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법무사 3월호

19 2026. 3. March Vol. 705 열혈 박법의 민생사건부 법으로 본 세상 아주 속이 시원해.” 끝까지 가서 결국 승소했다는 소식을 전하는 의뢰 인은 들뜬 목소리를 감추지 못했다. “그런데 말이야. 사실 오랫동안 못 받은 돈이라 이 자를 받는 게 맞기는 하지만, 지급명령이 내려졌을 때 그쪽에서 한 번만이라도 ‘이자를 조금 깎아주면 안 되 겠느냐’고 물어봤다면, 나도 조금은 양보하려고 했어.” 의뢰인은 승소의 기쁨 한편으로 씁쓸함과 안타까 움을 드러냈다. 사실 필자 또한 B 회사의 대응이 이해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B 회사는 A 회사와 여러 건의 설계용역 하도급 계 약을 체결한 상태였는데, 왜 유독 이번 사건의 용역대 금만 그토록 지급을 미루었던 것일까. 또, 이자에 대 한 합의 제안 없이 왜 그렇게 무리하게 소송으로 맞받 아쳤을까. 계약서상에 기재된 지급 지연 이자율에 대 해서는 B 회사도 알고 있었을 것이고, A 회사는 계약 서대로 이자를 청구한 것일 뿐인데 말이다. 그 이유를 나름 상상해 보자면 ‘나한테 일 받아가 는 하청 회사가 돈 좀 늦게 준다고 이자까지 청구해?’ 라는 괘씸죄가 작용한 것은 아닌가 싶다. 건전한 사고 방식은 아니지만 말이다. 돈 관계는 확실히 하는 것이 좋다. 받는 사람도, 지 급해야 하는 사람도. 다만, 현실에서는 대금을 지급해 야 할 쪽에서 분쟁을 일으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부 설계용역 회사들은 관공서로부터 용역을 수 주한 뒤 하도급을 주어 업무를 진행시키고, 발주처로 부터 선금과 기성금을 지급받고서도 곧바로 하도급 업체에 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자신의 급한 자금 사정 부터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등 하도급업체 보호를 위한 여러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만, 이번 사건 과 같이 실제로는 상호 관계를 고려해 법적 제도를 이 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의뢰인이 파일로 보내준 판결문에는 소액사건이라 서 그런지 판결 이유가 간단하게 기재되어 있었다. 그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피고는 이 사건 용역비 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 되었다고 주장하나, 증거 및 변론전체의 취지에 의하 면 원고가 3년의 소멸시효 완성 전인 2020년 초경부 터 현재까지 피고 자금집행 담당자를 통해 지속적으 로 용역비를 청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 주장은 이유 없다.” B 회사는 지급명령 단계에서 이자 감액을 요청해 합의를 시도했더라면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분쟁을 마무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대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 아래 변호사를 선임해 시효 완성 항변으로 소송을 이어갔고, 결국 전부 패소하였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은 격이다. 재판 과정에서 B 회사는 원금 일부를 감액하는 조정의견서를 제출하고 화해권고결정도 있었으나, 양측 모두 이의해 판결로 이어졌다. 결과는 원고 전 부승소였고, 법원은 “원고가 2020년 초부터 지속 적으로 용역비를 청구해 온 사실이 인정되므로 시효 완성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단했다. 업계 관행상 법적 조치를 미루기 쉽지만, 결국 돈 관계는 초기에 분명히 정리하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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