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법무사 3월호

33 2026. 3. March Vol. 705 근성 제고 자체는 중요한 정책 목표이나, 이를 곧바로 일반 시민이 정보시스템을 통해 등기업무의 주체로 전환되었다고 평가하는 것은 현실과 괴리가 크다.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 인터넷등기소는 네이버·구글· 카카오와 같이 일상적으로 반복 사용하며 학습할 수 있 는 플랫폼이 아니라, 평생에 한두 번 접할까 말까 한 낯 선 시스템에 가깝다. 실제로 등기 전산화가 본격화된 이후 지난 20여 년간, 국민이 직접 등기신청을 하는 비 율은 항상 4% 내외에서 거의 변동 없이 고정되어 있다. 이는 시스템의 편의성 부족 때문이 아니라, 부동산이 국민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잘못될 경우 회복이 어 려운 손해가 발생하는 구조에서 국민 스스로 위험을 감 수하며 직접 신청에 나설 유인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AI 기반 등기제도를 전면적으로 개방할 경우 필연적으로 제기되는 문제가 AI 오류 발생 시 책 임의 귀속 주체이다. 등기제도는 국가가 예산과 조직 을 통해 독점적으로 운영하는 공적 시스템이며, 국민 은 국가가 구축·제공한 시스템의 정확성과 안정성을 신뢰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구조에서 AI의 판단 오류, 요건 검증 실패, 위 험 경고 누락 등으로 손해가 발생할 경우, 그 책임은 단 순히 이용자인 국민 개인에게 귀속시키기 어렵고, 결 국 대법원, 즉 국가의 책임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국가의 책임구조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 이, 접근성이라는 명분만으로 AI 등기시스템을 대국 민 전면 개방하는 것은, 책임은 국가가 지되 위험은 국 민에게 전가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크다. 이는 제 도의 신뢰를 약화시키고, AI 기반 행정 전반에 대한 사 회적 불신을 확대시킬 가능성도 내포한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할 때, AI 기반 등기제도의 출발 점은 대국민 전면 개방이 아니라, 인터넷등기소의 실 질적 이용자인 자격자대리인을 위한 전문가시스템이 되는 것이 합리적이다. 전문가시스템을 통해 AI가 요 건 검증, 위험 경고, 정보 분석 등 보조적 기능을 수행 하고, 그 과정에서 오류 발생 양상과 책임 분담 구조를 충분히 검증한 이후에야 비로소 일반 국민에게 단계 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는 기술 발전을 저해하기 위한 제한이 아니라, 국 가책임을 전제로 한 공적 제도로서 AI 등기시스템을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하게 정착시키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경로라 할 것이다. 전세사기 문제 역시 등기정보의 복잡성만으로 설명 되기 어렵다. 공시되지 않는 권리의 존재, 주택임대차 의 불완전한 공시 구조, 왜곡된 시세 정보가 결합되면 서 위험이 증폭되는 구조적 문제가 존재한다. 따라서 전세사기 예방을 위해서는 AI를 통한 등기 정보 분석 이전에, 주택임차권등기 의무화, 공시되지 않는 권리에 대한 제도적 정비, 객관적 시세 정보를 제 공할 수 있는 공적 장치 마련과 같은 제도적 보완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기반 없이 AI 기반 정보 제공 만을 확대하는 것은, 기대만큼의 예방 효과를 거두기 어렵고, 오히려 위험을 개인에게 전가할 우려도 있다. 등기제도의 AI 전환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 이다. 그러나 그 출발점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등 기의 공신력, 책임 귀속 구조, 그리고 부실등기의 근 본 원인에 대한 성찰이어야 한다. 이러한 토대 위에 서 AI가 도입될 때에만, 전자신청·자동교합·ICT 산 업 발전·국민 편익 증대라는 선순환 구조가 실질적 으로 작동할 수 있을 것이다. AI 기술은 등기제도를 대체할 수는 없지만, 책임 있는 제도 설계와 결합될 때 비로소 등기제도를 고 도화하는 유효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이슈와 쟁점 법무사 시시각각 06 07 전세사기 문제와 AI의 역할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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