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법무사 4월호

69 2026. 4. April Vol. 706 톰(탐) 크루즈가 분(扮)한 「미션 임파서블」의 주 인공은 “Ethan Hunt”이다. 4탄 정도까지는 그 이름 을 “이단”으로 불렀다. 그런데 5탄인가부터 자막에 “이선”이라고 나오더라. 그놈의 “th” 발음 표기는 우 리에게 난제인데, 그럼 다른 배우 “이단 호크(Ethan Hawke)”는? 종잡을 수가 없다. 최초의 여성 퓰리처상 수상 작가로, 『순수의 시대』로 잘 알려진 미국 작가 이디스 워튼(Edith Wharton)의 작품 중에는 『이선 프롬(Ethan Frome)』도 있더라. 참 어려운 표기이다. 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등과 함께 중대한 성범죄 혐의로 복역하다 사망했고, 지금도 시끄러운 이른바 “엡스타인 파일”의 주인공 “Jeffrey Edward Epstein”이라는 이름(성)은 누구는 “엡스타인”으로, 또 다른 누군가는 “엡스틴”으로 부른다. 이건 왜 이럴 까? “엡스타인”도 “아인슈타인”과 마찬가지로 유대계 혈통의 독일식 이름이다. 아시다시피 “Stein”은 영어 로는 “Stone”의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아인슈타 인은 독일에서 살다가 유명해진 후 미국으로 망명해 서 원래 부르던 이름을 살려 그대로 부른 것이고, 엡 스틴의 경우는 미국에서 출생해서 살다 죽었으며, 본 인이 “엡스틴”으로 불러 주는 것을 선호했기에 그냥 “엡스틴”으로 부르는 게 좋은 것 같다. 영어에서 이름은 본인이 불러 달라는 대로 불러 주 는 것이 원칙이란다. 현대 정치철학의 기념비적 저작 인 『정의론(A Theory of Justice)』의 저자는 “존 롤스 (John Rawls)”인데, 어쩌다 그랬는지 우리나라에서 의 표기는 “존 롤즈”로 굳었다. 제목만 보고도 눈치채셨겠지만, 나이는 많거나(多) 적은(少) 것이다. ‘어리다’라는 말 자체가 나이가 적음 을 뜻하니, ‘나이가 어리다’는 말은 ‘역전앞’처럼 불필 요한 의미의 중첩일 수 있다. “말로 형언할 수 없는”도 마찬가지다. ‘말로 형용 (形容)하는’ 것이 ‘형언(形言)’이니까. 가능성이나 확 률은 높거나 낮은 것인데, 크거나 작다고 쓰기도 한 다. 그런데 어떤 뉴스에서 패널이 “이렇게 될 확률이 굉장히 높을 가능성이 있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의미의 과잉이다. 영화 「인랑(人狼)」의 대사 중에 “어떻게 하실 생각 이십니까?”란 대사가 나오던데, “어떻게 할 생각이십 니까?” 또는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이면 족할 것 이다. 존대어의 중첩도 껄끄럽다. “(제가) 아시는 분 중에…”라고 말하는 것도 어색 하다. 내가 그분(‘그 분’이 아님)을 아는 것이다. ‘나를 아시는’이라는 의미가 아니라면, 그분이 높은 분이거 나 내가 존경하는 분이라고 해도, 그를 아는 나를 높 여서 “아시는 분”이라고 말하는 것은 곤란하겠다. “어쩌다 이 사단이 났는지”라는 말도 흔히 잘못 쓰 는 표현이다. “사단”은 군부대의 단위(師團)이거나, 맹자(孟子)가 말한 인의예지(仁義禮智)의 실마리인 측은(惻隱), 수오(羞惡), 사양(辭讓), 시비(是非)의 마 음을 뜻한다. 사고나 탈이 났다는 의미의 순우리말은 ‘사달’이다. “오시느냐 힘드셨겠어요”나 “준비하느냐고”라는 실수도 자주 눈에 띈다. 각 ‘오시느라’, ‘준비하느라’ 가 맞겠다. “내노라”가 아니라 “내로라”라 옳다는 것 은 나도 최근에 확실히 알게 되었다. ‘th’가 뭐길래 “이단”이 “이선”이 되었나 엡스타인 VS 엡스틴? 본인이 원하는 대로 나이가 어리다? 존댓말의 존댓말 “사달”이 났는데, “사단”은 왜 나와? 법률가의 바른 글쓰기 슬기로운 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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